조윤희
| 2026-05-15 17:14:59
"서로를 솔직하게 믿어보자"…서툰 도시 남녀의 '비기닝'
英 원작의 직설적 매력 살려…초연 멤버 유선·이종혁에 이윤지·이천희 합류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도시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속마음을 감춘 채 경계하며 살아가는 공간이죠. 작년 초연 때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뒀다면, 올해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두 사람이 '그래도 한번 서로를 솔직하게 믿어보자'고 결심하는 관계의 시작에 집중했습니다."
15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열린 연극 '비기닝' 기자간담회에서 표상아 연출은 이번 시즌의 핵심을 관계의 변화로 꼽았다.
이날 개막하는 '비기닝'은 성공한 커리어 우먼 로라와 그녀의 집들이 파티가 끝난 뒤 마지막까지 남겨진 대니가 나누는 90분간의 대화로 채워지는 2인극이다.
차가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외로움과 새로운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그려낸 이 작품은 지난해 초연을 거쳐 올해 더 과감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공연의 관전 포인트는 기존 캐스트와 새로운 출연진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호흡이다. 초연 무대에서 각각 대니와 로라를 연기한 배우 이종혁과 유선 조합에 이어 이천희와 이윤지가 새롭게 합류했다.
표 연출은 이들의 조합을 활어와 숙성회에 비유했다.
이종혁과 유선이 관객 반응을 이미 경험하며 다져진 '숙성회'같은 매력을 보여준다면, 이천희와 이윤지는 갓 잡아 올린 '활어'처럼 통통 튀는 생동감을 선사한다는 뜻에서다.
이종혁은 "이천희의 대니는 저와는 완전히 다른 스위트(달콤한)하고 차분한 매력이 있다"고 평했다. 유선은 "이윤지는 저와는 다른, 굉장히 살아있고 통통 튀는 활기찬 로라"라고 해석했다.
이천희도 "이윤지와 연습하다가 유선 누나를 만나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며 "모든 조합의 색깔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또 다른 지점은 영국 원작의 결을 한층 살려냈다는 점이다.
초연 당시 도시 남녀의 사랑을 한국 정서에 맞게 다듬었던 각색에서 벗어나, 영국 원작이 가진 자극적이고 직설적인 매력을 내세웠다.
유선은 "작년에는 정서적 공감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대니가 숨겼던 사연을 완전히 공개하는 등 원작 설정을 그대로 가져와 인물 간의 긴장감을 탄탄하게 했다"며 "원년 멤버인데도 마치 초연하는 마음으로 대사부터 캐릭터 접근까지 새롭게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열의도 돋보였다.
'아트' 이후 6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 이천희는 "본의 아니게 작품이 뜸해 은퇴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만 연기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다"며 "제가 아닌 다른 인물을 연기한다는 행복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윤지는 "유선 언니가 90분 내내 퇴장 없이 무대를 채우는 2인극은 배우로서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며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비기닝'은 다음 달 21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 스테이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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