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처럼 펼쳐놓은 뒤샹의 예술세계…'파리지앵 컬렉션'

마이어리거울프 서울, 뒤샹 관련 작품·자료 250여 점 선봬
"예술적·학술적 접근에 무게…배움 통해 즐거움 찾는 전시"

박의래

| 2026-08-25 17:10:23

▲ '마르셀 뒤샹: 파리지앵 컬렉션'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 한남동 마이어리거울프 서울에서 열리는 '마르셀 뒤샹: 파리지앵 컬렉션' 전시 전경. 2026.8.25. laecorp@yna.co.kr
▲ '마르셀 뒤샹: 파리지앵 컬렉션'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서울 한남동 마이어리거울프 서울에서 열리는 '마르셀 뒤샹: 파리지앵 컬렉션' 전시 전경. 2026.8.25. laecorp@yna.co.kr
▲ 마르셀 뒤샹 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 2' [마이어리거울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마르셀 뒤샹·만 레이 작 '삭발' [마이어리거울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마르셀 뒤샹·로베르토 마타 'VVV' VVV 2-3호(왼쪽)와 4호 표지 [마이어리거울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개념미술의 선구자 마르셀 뒤샹(1887∼1968)에 관한 논문을 펼쳐놓은 듯한 전시가 열린다.

서울 한남동 마이어리거울프 서울은 오는 27일부터 '마르셀 뒤샹: 파리지앵 컬렉션'을 개최한다. 파리의 한 컬렉터가 약 30년에 걸쳐 모은 뒤샹 관련 작품과 자료 약 250점을 선보이는 전시다.

뒤샹은 자전거 바퀴, 눈삽 등 기성품을 예술로 제시한 레디메이드 작업으로 예술의 원본성과 작가의 저자성에 의문을 제기한 작가다.

1917년 'R. 머트'라는 가명으로 소변기를 출품한 '샘'은 예술의 개념을 뒤흔든 대표적인 레디메이드 작품으로 꼽힌다.

전시의 핵심 주제는 '에디션'이다. '샘' 같은 대표적인 레디메이드 작품보다 뒤샹이 직접 디자인하거나 제작에 관여한 서적, 카탈로그, 포스터, 초대장, 사진, 잡지 등 아카이브 자료가 주로 나온다.

이를 통해 뒤샹이 복제와 반복, 유통을 활용해 하나의 작품을 여러 형태와 맥락으로 확장한 방식을 살펴본다. 작품의 이미지와 텍스트, 출판물, 전시가 서로 연결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데 주안점을 뒀다.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 2'는 인물의 움직임을 파편화해 표현한 뒤샹의 초기 대표작이다. 1913년 뉴욕 아모리 쇼에 출품돼 찬사와 조롱,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뒤샹을 국제적으로 알린 작품이다.

전시에서는 당시 제작된 출품 기념 인쇄 카드를 통해 작품 이미지가 전시장 밖으로 확산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초현실주의 사진가 만 레이가 촬영한 사진 '삭발'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뒤샹이 머리 뒤쪽을 오각별 모양으로 깎은 모습을 담은 사진이다. 작가가 자신의 몸과 정체성을 예술의 재료로 삼은 초기 사례로 꼽힌다.

이 밖에도 뒤샹이 기획과 시각적 구성에 참여한 초현실주의 잡지 'VVV'와 1945년 발간된 잡지 '뷰'의 뒤샹 특집호도 소개된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조슬린 울프 마이어리거울프 공동 설립자는 "화려한 시각적 연출보다 예술적·학술적 접근에 무게를 뒀다"며 "배움을 통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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