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헌
| 2021-12-20 17:08:25
"일해공원 명칭 바꿔라"…합천 시민단체, 주민발의 청원서 제출(종합)
주민 1천500여명 서명, 군에 제출
(합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경남 합천 시민단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 명칭을 변경하기 위한 주민발의 청원서를 20일 제출했다.
'생명의 숲 되찾기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이날 합천주민 1천500여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군에 제출했다.
이들은 "불과 보름 만에 1천500여명의 군민들이 공원 이름을 바꿔 달라는 주민발의에 동참했다"며 "짧은 시일에도 불구하고 이 인원이 청원인으로 참여했다는 것은 공원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군민 열망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은 송구한 마음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지명위원회를 개최해 공원 이름을 공모해야 한다"며 "토론회, 공청회 등 어떤 형식이든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갖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2004년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개원한 일해공원은 2007년 전두환 전 대통령 아호 '일해(日海)'를 딴 '일해공원'으로 바뀌어 14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여 있다.
이를 해결하고자 올 10월 군이 6개 지역 언론사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군민 739명을 조사한 결과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9.6%를 차지했다.
이는 '일해공원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응답자의 비율 40.1%보다 높지만 큰 차이를 보이는 결과는 아니다.
군은 군민 의견을 참고할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했으나 반대가 좀 더 높자 선뜻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장고에 빠졌다.
결정권을 쥔 군이 움직이지 않자 명칭 변경을 요구하던 시민단체 측에서 주민발의를 통해 일해공원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겠다며 주민발의에 나섰다.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안에 따르면 인구 5만∼10만명인 도시는 전체 18세 이상 유권자의 1/50, 인구 5만명 미만은 전체 유권자의 1/20 이하 인구수를 채운 서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해공원처럼 특정 지명을 변경하기 위한 주민발의에는 따로 충족시켜야 할 요건이 없어 필요할 경우 개인이 주민발의 청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 단체는 일해공원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1/50 이상인 1천5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지자체장은 청구를 수리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주민청구 조례안을 지방의회에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이렇게 안건으로 올라온 조례안에 대해 지방의회는 1년 이내에 심의·의결을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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