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윤
| 2026-09-26 17:06:21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블록버스터 제작비는 4천억원인데, 한국 영화는 국내 최대라는 '호프'도 500억원이에요. 자본으로 경쟁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때론 블록버스터보다 한국 영화를 보기도 하잖아요. 그건 그 영화가 감독의 세계를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배우 유지태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하모니 골드 프리뷰 하우스에서 열린 LA한국영화제 관객과의 대화(GV) 행사에서 "감독의 색깔이 보이는 것이 한국 영화의 경쟁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블 시리즈 등 블록버스터 영화에는 공식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러다 보면 비슷비슷한 영화가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면 지겨워지기 마련"이라며 이럴 때 새로운 스타일의 감독이 만든 영화가 차별점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 영화는 감독이 긴 시간과 공을 들여 만들어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한 장면 테이크(촬영)를 60번씩 해도 되고, 감독 본인의 색깔에 맞을 때까지 반복해서 찍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며 "일례로 남극에 갔는데 감독이 눈이 쌓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해서 프로덕션을 멈추고 기다린 적도 있다. 그야말로 감독이 제왕이었을 때"라고 돌이켰다.
동시에 "영화는 감독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완성된 영화에는 감독만의 색이 진하게 묻어나기에 매력이 있다고 봤다.
이날 행사는 '봄날은 간다'(2001) 상영 후 이어졌다.
유지태는 '봄날은 간다' 연출자인 허준호 감독을 두고 "보편적인 사랑, 사랑의 감수성에 관심이 많으셨다"며 "상우(유지태 분)는 제 면모가 담겼고, 감독님과 제 감성이 닮은 부분이 있어서 연기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은수(이영애 분)는 새로운 여성상이었는데, 현장에서 함께 만들어갔다"고 돌이켰다.
이날 유지태는 몇몇 질문에는 직접 영어로 대답하기도 했고, GV에 참석한 이란 유명 감독인 아미르 나데리를 알아보고 그의 영화 '컷'을 자세히 언급하며 예우하기도 했다.
이에 나데리 감독은 감동을 표하며 객석에서 일어나 감사를 전했다.
유지태는 배우이자 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3년 영화 '마이 라띠마'를 연출했고, 2023년에는 영화 시나리오 '안까이'를 웹툰으로 선보인 바 있다.
그는 "디아스포라(diaspora·고국이나 고향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집단)와 동포 사회에 관심이 많다"며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하는 모습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제 생각이 드러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며 "상업성과 창작성(창의성)이 공존하는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어쩌면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순진한 생각에 여러분의 힘이 모이면 또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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