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
| 2026-05-27 16:58:07
최수종 "이순재·신구 보며 연극 꿈 키워…처음처럼 연기"
'오이디푸스'로 9년 만에 연극 무대…"힘들지만 즐거운 도전"
7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개막…박정자 "84세에도 진정한 에너지 쏟겠다"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처음 연습 시작 후 일주일 동안은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그만두고 싶었어요. 거대한 운명에 맞선 감정선을 표현하는 과정이 정말 복잡하고 힘들어서 '징그럽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 도전의 시간이 너무나 즐겁고 사랑스럽습니다."
배우 최수종은 27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오이디푸스' 제작발표회에서 작품에 참여하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가 연극 무대에 오르는 건 2017년 '하늘로 가지 못한 선녀씨 이야기' 이후 9년 만이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소포클레스의 그리스 비극을 원작으로 한 2천 년 전 고전으로, 신이 내린 잔혹한 신탁과 가혹한 운명 속에서도 진실을 향해 걸어 나가는 인간의 의지와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그간 TV 드라마를 위주로 시청자들과 만나던 최수종은 이번 작품에서 주인공 오이디푸스 역을 맡아 무대에서 에너지를 쏟아낼 예정이다.
그는 "이순재, 박근형, 신구, 박정자 선생님들이 연극 무대에서 보여주시는 또렷한 발성, 관객들과의 호흡, 전달력, 무대에서의 움직임 등을 보며 참 많이 반성하면서도 또 다른 꿈을 키웠다"며 "부족한 면은 후배들에게 질문하고 연출님의 지적을 통해 하나하나 깨트리며 처음 배우가 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종의 몰입과 지치지 않는 열정에 동료 배우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코린토스 사자 역의 남명렬은 "오이디푸스는 극이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무대를 단 한 번도 퇴장하지 않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내는 모습을 보며 깜짝 놀랐다"며 최수종을 향해 '체력 천재'라고 치켜세웠다.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해온 양준모도 오이디푸스 역에 최수종과 함께 더블 캐스팅돼 무대에 오른다.
양준모는 "오이디푸스라고 하면 흔히 왕의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 역시 신이라는 존재 앞에서 나약하고 티끌 같은 인간"이라며 "오이디푸스의 인간적인 모습, 고뇌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관객들도 힘을 내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서재형의 감각적인 미장센을 바탕으로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무대에 오른다.
극장 규모는 이전 프로덕션에 비해 작아졌지만, 그만큼 고전의 본질을 밀도있고 선명하게 관객에게 전달하겠다는 포부다.
서 연출은 수많은 자극적인 콘텐츠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고전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로 '인간의 의지'를 꼽았다.
그는 "변동성이 큰 시대에 대한민국 관객들이 힘을 내어 의지를 갖고 걸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위로를 담아 만들고 있다"며 "만드는 사람과 배우의 생각이 현대적이라면 고전의 메시지는 지금 관객에게도 충분히 닿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맹인 예언자 테레시아스 역을 맡은 박정자는 "운명에 맞서는 오이디푸스에 깊은 연민과 용기를 느낀다"며 "84세 나이에도 무대 위에서 진정한 에너지를 쏟겠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연극 '오이디푸스'는 7월 4일부터 8월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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