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 2021-11-18 17:00:08
"개콘은 갔지만 코미디는 건재"…개그맨 1천명 유튜브 의기투합
'우리는 개그맨이다' 채널 본격 출범…엄영수 "개그 외연 넓히려는 몸부림"
김영희 "뛰어난 후배들과 다 같이 뭉쳐 제대로 보여줄 것"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1천명이 넘는 개그맨들이 코미디의 부활을 위해 뭉쳤다.
유튜브 채널 WAG TV(WE ARE GAGMAN TV)는 18일 서울 마포구 윤형빈소극장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새 콘텐츠 '우리는 개그맨이다'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우리는 개그맨이다'는 방송코미디언협회와 1천여명의 개그맨이 함께 정통 코미디 부활을 위해 만든 웹 콘텐츠로, 패러디, 몸개그, 콩트 등 다양한 장르의 개그를 총망라할 예정이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엄영수(68)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우리는 개그맨이다'는 코미디의 다양성과 외연의 폭을 확장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나이가 칠십이 됐는데 이렇게 (후배) 여러분과 자리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영광"이라며 "불러만 주시면 같이하겠다"며 개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과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팬데믹 시대에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건 신의 한 수"라며 "선배들이 못한 코미디의 재건을 위해 나서줘 너무 감사하다"고 후배 개그맨들을 격려했다.
김영희(38)는 "후배 개그맨들을 만나보면 열정도 엄청나고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번 기회로 다 같이 뭉쳐서 제대로 된 걸 보여주자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우리는 개그맨이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엄영수, 김학래, 심형래 등 과거 정통 코미디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원로 코미디언들의 참여다.
이동윤(42)은 "'개그 챌린지'라는 콘텐츠를 통해 원로 선배님들과 후배들이 함께하게 됐다"며 "시청자분들도 이 조합에서 새로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번에 참여하신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저희와 똑같이 개그에 대한 갈증이 있고 무대를 많이 그리워하셨다는 생각이 든다"며 "더욱더 새로운 웃음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또 "선배님들과 현역 개그맨들은 (개그에 있어) 갭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오히려 원로 선배님들이 더 아이디어도 많으시고 저희는 배울 점이 많아서 함께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 KBS 2TV에서 새롭게 시작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승자'와 비슷한 시기에 선보이게 됐지만 '우리는 개그맨이다'는 유튜브 채널을 기반으로 방송 3사 희극인들이 함께하는 점 등을 최대한 활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WAG TV 작가로 합류하게 된 홍순목(37)은 "모든 개그맨은 너무 하고 싶었지만 방송과 적합하지 않아 묵혀뒀던 것들이 많다"며 "그 모든 걸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공간이 저희 채널이라고 생각한다. 방송보다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희도 "'개승자'는 개그맨들이 선택받아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우리는 개그맨이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재미나게 보여줄 수 있는 열린 곳이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10년째 개그 유망주'라고 소개한 임우일(40)은 "'개그콘서트'가 없어졌지, 코미디가 없어진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누군가를 웃길 수 있는 무대는 너무나도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개그맨이다'를 통해 다른 개그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던 개그맨 노우진(41)도 참석했다. 그는 "좋은 남편, 좋은 아빠, 좋은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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