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
| 2026-07-23 16:55:01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에는 원작과 드라마 어디에도 없는 뮤지컬만의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한다. 견습세포 109로, 처음에는 뚜렷한 이름이나 역할이 없지만 점차 유미의 자존감이라는 자신의 역할을 찾아나간다.
"109라는 숫자가 유미의 생일이란 말을 듣고 '그녀의 분신이자 영혼, 핵심을 담고 있는 세포겠구나' 싶었죠. 자존감이란 자기애에 휩싸이는 게 아니라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23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최재림은 109 세포라는 특별한 역할을 맡아 무대에 오르는 소감을 밝히며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직장인 김유미의 일상과 사랑을 머릿속 세포들의 시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최재림은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제작진이 연습실에 비치해 둔 웹툰 단행본을 틈틈이 읽으며 세포들의 성격과 유미의 서사를 분석했다.
그는 "유미는 인간이라면 응당 느끼는 감정을 투명하게 보여줘,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웹툰에서 유미의 자존감이 어떻게 표출되고 억압되는지 참고하며 '자존감을 의인화하면 어떤 사람일까' 상상해봤다. 리딩 과정에서 제 실제 성격을 입혀보고, 연출님과 동료들의 피드백을 거쳐 캐릭터를 수정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9 세포는 유미와 닮은 자존감이라기보다 그녀가 갖지 못한, 되고 싶은 부족함을 메꿔주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캐릭터로 보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자신의 성격과 닮은 세포를 묻는 말에는 "스스로 생각했을 때는 자신감과 고집 세포가 센 편인데, 다르게 보면 그게 곧 자존감이 세다고 느껴지기도 한다"며 "이번 작품을 맡기 전부터 해온 생각이라 '109 세포는 나 자체네' 하고 웃기도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창작 뮤지컬의 초연 단계를 바닥부터 함께 다지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34명에 달하는 출연진 대부분이 각자 다른 인물과 세포 역할을 맡아 무대에 등장하다 보니 매 장면을 정교하게 다듬어가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최재림은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과정 자체는 '우당탕탕' 하는 느낌이었지만, 그만큼 배우들끼리 의기투합하며 전우애와 끈끈함이 생겼다"며 "연출님께서 배우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길 바라셔서 중간 나이대인 제가 배우들의 다양한 의견을 하나로 모아 결을 맞춰주는 역할을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야기의 중심을 잡기 위한 고민도 깊었다고 떠올렸다. 유미와 109 세포, 사랑 세포의 서사가 동시에 나아가는 만큼 에너지 배분이 핵심 과제였다.
그는 "이야기 메인 줄기의 에너지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끌고 가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결국엔 매 순간 힘을 줘서 연기하고 있다. 공연이 끝나면 땀을 3리터쯤 흘려서 1막이 끝나면 모자부터 재킷까지 뒤집어서 말릴 정도"라고 웃어 보였다.
최재림은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따뜻한 응원으로 다가가길 바란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그는 "'내가 힘들고 외롭다고 생각한 순간에도 내 안의 수많은 세포가 나를 위해 치열하게 응원하고 있었구나'라는 관객 리뷰를 본 적이 있다"며 "공연을 보시면서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다음 달 23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