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본 '초속 5센티미터', 내면의 우주 그려 놀라웠죠"

신카이 마코토 애니, 실사화한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25일 개봉

정래원

| 2026-02-27 16:55:12

▲ 영화 '초속 5센티미터'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 [미디어캐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초속 5센티미터' 포스터 [미디어캐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영화 '초속 5센티미터' 포스터 [미디어캐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대에 본 '초속 5센티미터', 내면의 우주 그려 놀라웠죠"

신카이 마코토 애니, 실사화한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25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스즈메의 문단속'(2023), '너의 이름은'(2017) 등을 연출한 일본의 거장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2007년 제작한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가 19년 뒤 실사 영화로 돌아왔다.

실사 영화를 연출한 오쿠야마 요시유키 감독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초속 5센티미터'를 만들던 때와 같은 나이인 33살에 연출 제안을 받았다.

30대를 맞이하며 지난 사랑과 앞으로의 관계를 고민하는 영화 속 남자 주인공 타카키(마쓰무라 호쿠토 분)와도 비슷한 나이다.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오쿠야마 감독은 30대 초중반을 맞은 남성으로서 원작자의 감정과 극 중 인물의 고민 모두에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쿠야마 감독은 "앞만 보고 달려오다 30대가 되니 일에서도 약간 정체되는 것 같고 내가 원하던 곳이 여기가 맞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됐다"며 "그 어떤 감독보다 이 인물(타카키)을 실감 나게 연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초속 5센티미터'는 초등학생 때 짝꿍으로 만나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던 타카키와 아카리(다카하타 미쓰키)가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각자의 방식으로 소화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쿠야마 감독은 "원작을 처음 본 건 고등학생 때였는데,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내면의 우주를 그려낸 점이 독특하고 놀라웠다"며 "실사 영화에도 남에게 말하지 못했던 지극히 내밀한 감정을 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타카키는 마음속에 항상 품고 살던 아키라와의 관계를 한 번 매듭지은 뒤 한 걸음 성장한다.

오쿠야마 감독은 30대에 이르러 성장을 맞이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과 자신이 겹쳐 보였다고 한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고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시사실에서 나오는 순간이 새로운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오쿠야마 감독은 사진가이자 포카리스웨트 광고 등 영상 연출로 이름을 알렸고, 지난해 영화 '엣 더 벤치'로 장편 데뷔했다.

사진과 영상을 넘나드는 크리에이터로서의 면모는 '초속 5센티미터'에서 타카키와 아카리가 함께 보는 밤하늘, 고등학생이 된 타카키를 짝사랑하는 여학생이 홀로 서핑하는 시골 바다 등 풍경의 영상미에서도 드러난다.

오쿠야마 감독은 "일상에서 풍경을 바라보면서 감정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관객들 입장에서 인물의 표정보다 풍경을 보면서 더 강한 감정을 느끼는 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촬영본을 편집하는 과정에선 필름 영화의 느낌을 내기 위한 기술도 활용했다.

오쿠야마 감독은 "20년 전 만들어진 원작을 실사화하는 작업인 만큼 그리움과 새로움이 공존해야 했다"며 "촬영은 디지털로 했지만, 이후에 일부러 필름으로 굽는 '필름 레코딩' 기술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자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실사 영화를 본 뒤 '초속 5센티미터'를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거의 처음으로 진심으로 생각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초속 5센티미터'는 일본에서 지난해 10월 개봉해 22억엔(약 200억원)이 넘는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국내에선 지난 25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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