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을 건너온 순간들…다시 피어난 한국 사진거장 4인전

뮤지엄한미, 故 육명심·홍순태·한정식·박영숙 주요 연작 110여 점 선보여
인물·도시·자연·여성 서사…한국 현대사진의 시간 흐름 조망

박의래

| 2026-03-26 16:54:43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한미뮤지엄 삼청본관에서 열린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에서 관계자가 홍순태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사진 거장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 박영숙을 기리는 전시로 7월 19일까지 열린다. 2026.3.26 scape@yna.co.kr
▲ 육명심의 '강원도 강릉'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한미뮤지엄 삼청본관에서 열린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에서 관계자가 육명심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사진 거장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 박영숙을 기리는 전시로 7월 19일까지 열린다. 2026.3.26 scape@yna.co.kr
▲ 홍순태 1970년 작 '명동'
▲ 한정식 작 '강원도 인제군 설악산 백담사'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한미뮤지엄 삼청본관에서 열린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에서 관계자가 박영숙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사진 거장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 박영숙을 기리는 전시로 7월 19일까지 열린다. 2026.3.26 scape@yna.co.kr
▲ 한정식 작가 사진 전시된 한미뮤지엄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한미뮤지엄 삼청본관에서 열린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전시에서 관계자가 한정식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전시는 한국 현대사진 거장 육명심, 홍순태, 한정식, 박영숙을 기리는 전시로 7월 19일까지 열린다. 2026.3.26 scape@yna.co.kr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뮤지엄한미 관장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뮤지엄한미 관장이 26일 뮤지엄한미에서 이번 전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3.26. laecorp@yna.co.kr

수십 년을 건너온 순간들…다시 피어난 한국 사진거장 4인전

뮤지엄한미, 故 육명심·홍순태·한정식·박영숙 주요 연작 110여 점 선보여

인물·도시·자연·여성 서사…한국 현대사진의 시간 흐름 조망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사진은 과거에 포착한 순간을 수십 년이 지난 오늘로 소환할 수 있는 힘이 있다. 한 시대의 얼굴과 풍경을 기록해온 한국 현대사진 거장들이 남긴 시선을 현재로 불러내는 전시가 오는 27일부터 뮤지엄한미에서 열린다.

뮤지엄한미 기획전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은 한국 현대사진의 지평을 확장해온 작가 육명심(1933∼2025), 홍순태(1934∼2016), 한정식(1937∼2022), 박영숙(1941∼2025)을 기리고 이들의 작업을 조망하는 자리다. 뮤지엄한미가 소장한 네 작가의 주요 연작 110여 점을 통해 한국 현대사진이 축적해온 시간의 흐름을 보여준다.

전시는 오랜 시간 한국인의 정서와 정체성을 탐구하며 다양한 인물 군상을 기록해온 육명심의 '백민' 연작으로 시작한다. 농경사회의 일상을 담아내며 산업화로 이행하던 1970년대 '한국적인 것'에 대한 탐구 흐름과 맞닿아 있다.

대표작은 1983년 작 '강원도 강릉'이다. 강릉에서 만난 무당의 신들린 듯한 눈빛을 정면에서 담았다. 육명심은 평소 무당이 영매가 되듯 자신도 무당이 돼 카메라와 접신하듯 사진을 찍는다고 말해왔다.

홍순태는 '청계천'과 '서울' 연작을 통해 도시 서울이 겪어온 시간을 기록해왔다.

평생 서울을 기록하며 1960년대 청계천 판자촌을 비롯해 급격한 산업화 과정 속 도시의 변화와 그 안의 삶을 포착했다. 반세기에 걸친 기록은 전통과 현대, 부조리와 공존이 중첩된 서울의 복합적 얼굴을 드러낸다.

한정식은 피사체의 형상성을 넘어 자연과 사물을 통해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을 했다.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이어진 연작 '고요'에서 한정식은 문고리나 대나무 담장, 바위, 파도 등을 필름에 담았다.

절제된 화면과 정제된 시선을 통해 자연의 고요한 순간을 포착하고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펼쳐 보인다. 이를 통해 다큐멘터리 사진과 구별되는 추상적 미학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평생 여성의 삶과 사회적 억압을 주제로 작업해 온 1세대 여성 사진작가 박영숙의 연작 '36인의 포트레이트'로 마무리된다.

박영숙은 유방암 진단을 받은 뒤 주변 인물 36명을 촬영하는 연작을 선보였다. 시인, 소설가, 교수 등 자신이 존경하면서도 부러워하던 인물들이었다.

박영숙은 동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얼굴을 깊이 있게 응시하며, 개별 존재의 삶과 그 배후에 흐르는 시대의 흐름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 제목은 시인 정현종의 동명시에서 따왔다. 김선영 뮤지엄한미 학예연구관은 "네 작가가 포착한 순간들을 과거가 아닌 현재 우리 시간에서 만개하기 직전의 '꽃봉오리' 같은 순간으로 바라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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