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혜
| 2026-07-27 16:54:26
(서울=연합뉴스) 고가혜 기자 = 배우 서수민에게 SBS 드라마 '김부장'은 배우로서 첫발을 뗀 가슴 떨리는 데뷔작이다.
2007년생인 그는 첫 작품부터 주인공의 딸이라는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맡게 됐다는 사실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소지섭이 연기한 극 중 김부장을 좌충우돌 움직이게 만드는 인물이 바로 딸인 김민지이기 때문.
2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수민은 "처음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실감이 안 나서 한 달 동안 멍하게 있었다"며 "필모그래피가 전혀 없는 신인에게 큰 역할을 맡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김부장'은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던 북한 공작원 출신 김 부장(소지섭 분)이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구출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액션물이다.
서수민은 수 차례 오디션을 거쳐 주인공 김부장의 딸 민지 역을 맡게 됐다.
그는 "'김부장' 이전에도 꾸준히 오디션을 봐왔지만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도 없고, 필모그래피도 없다 보니 계속 떨어졌다"며 "이번 작품 역시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이승영 감독에게서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며 자신의 캐스팅에 얽힌 뒷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또 자신이 찍은 2분짜리 자유연기 영상을 보고서 이 감독이 캐스팅에 확신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 본 드라마 촬영 현장은 신인 배우에게 커다란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서수민은 "유명 웹툰 원작인 만큼 신인인 제가 민지를 잘 연기할 수 있을까 원작 팬분들의 걱정이 컸을 것 같다"며 "저 역시 첫 연기다 보니 그분들께 심려를 끼칠까 봐 부담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끝없는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현장에서 만난 대선배들의 따뜻한 조언은 그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됐다. 특히 소지섭은 현장에서도 서수민을 아버지처럼 살뜰하게 챙겼다고 한다.
서수민은 "첫 촬영 날 중압감에 얼어 있었는데, 소지섭 선배님이 조용히 딸기 사탕을 건네며 긴장을 풀어주셨다"며 "초반엔 카메라 시선 처리에도 애를 많이 먹었는데, 선배님이 세심하게 하나하나 알려주셨다"고 회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레 '아빠'라 부르며 의지하게 됐어요. 생일날 선배님이 제가 평소 정말 좋아하는 밴드 데이식스의 친필 사인 선물을 주셨는데 보자마자 감격해서 눈물을 쏟았죠. 최대훈, 윤경호 선배님도 연기 팁과 마인드 컨트롤 방법을 아낌없이 전수해주셨어요."
그는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7회에서 김 부장이 특수임무국에 체포되기 전 딸과 마지막 식사를 하는 장면과, 최종회에서 민지가 아빠와 재회하던 순간을 꼽았다.
그는 "두 장면을 촬영할 땐 연기가 아니라 진짜 슬픔이 밀려왔다"며 "연기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극 중 인물에 완전히 몰입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돌아봤다.
"'김부장'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이 많던 시기에 계속해서 배우라는 꿈을 꿀 수 있게 해준, 그야말로 기적 같은 작품이에요."
서수민은 데뷔 전 유튜브를 통해 대중에 먼저 얼굴을 알린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약 10개월 전 그가 올린 일상 영상 '안경 벗고 카메라랑 친해지기'는 조회수 380만 회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사실 유튜버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친구들과 추억을 남기기 위해 소속사 몰래 올린 영상이었는데 반응이 너무 커져 놀랐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이후 아이돌이나 인플루언서 제의도 들어왔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의 힘을 느꼈다"며 "자연스럽게 연기자의 길을 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부장'이 최고 시청률 23.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인기리에 종영하면서 자신을 알아보는 시선도 늘었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이 배우가 됐다는 사실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드라마가 방영된 뒤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연락도 많이 받았고, 요즘은 지하철 등 밖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생겼어요. 하지만 배우가 됐다는 걸 온전히 실감하려면 아직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모니터링하며 자신의 연기에 대한 아쉬움도 컸다는 그는 향후 영화 '마녀' 같은 분위기의 장르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서수민은 "드라마가 잘됐다고 자만하지 않고 늘 겸손하겠다"며 "유명해지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공감을 주고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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