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은 시인, 그의 노래는 위안의 미학"

유성호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

이승우

| 2021-02-05 16:54:24


"조용필은 시인, 그의 노래는 위안의 미학"

유성호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노래의 핵심이 가수의 해석력에서 갈라진다면, 조용필의 노래는 조용필 스스로의 해석과 창법과 표정과 시대의 반향이 그대로 하나의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 점에서 그는 언제나 자신의 노래의 최종 텍스트였고, 텍스트의 창안자로서 '시인 조용필'이라는 비유적 명명을 얻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중견 문학평론가인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가 평가하는 가왕(歌王) 조용필이다. 그는 최근 출간한 평론서 '문학으로 읽는 조용필'에서 조용필을 탁월한 시인으로 규정했다.

노랫말을 직접 쓸 뿐 아니라 노래를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여느 가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탁월한 만큼, 조용필은 시인이고, 그의 노래는 시대정신을 담아 민초들에 전하는 시로 봐야 한다는 게 유 교수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유 교수는 조용필의 노래가 지닌 '위안'의 효과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조용필의 노래를 들으며 아름다운 시를 읽듯 위로받고 잊었던 꿈을 다시 떠올리는가 하면, 고단한 현실을 잠시 잊기도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이를 '위안의 미학'이라고 부른다.

유 교수는 "조용필은 위안의 미학과 그 '너머(beyond)'를 상상하고 실천해온 우리 시대의 가왕"이라며 "그는 우리 시대가 마주한 여러 역사적 사건들 앞에 누구보다도 상징적인 노래들을 배치함으로써, 자신의 생애가 시대의 거인으로서의 풍모를 드러낼 수 있도록 스스로를 배려하고 또 이끌어갔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문학평론으로 당선됐다. 현재 한양대 인문대 학장이다. 주요 저서로 '서정의 건축술', '단정한 기억' 등이 있고 김달진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