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마주하는 신라의 금빛…'왕오천축국전'도 한자리에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서 20일부터 '신라, 황금과 신성'展
금관총 금관·황금보검 등 333점 선보여…9월 中 상하이 순회전

김예나

| 2026-05-11 15:26:54

▲ 금관총 금관(왼쪽)과 금허리띠(오른쪽)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경주 금관총 관모 장식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물 '경주 계림로 보검'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경주 보문동 합장분 금귀걸이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보물 '천마총 유리잔'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보 '토우장식 장경호' 총 2점이 국보로 지정돼 있으며 사진은 계림로 30호 무덤 출토 토우장식 항아리 모습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주요 전시품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국보 '경주 구황동 금제여래좌상', 보물 '안압지 출토 금동판 불상 일괄' 중 일부, 양산 물금면 금동반가사유상, 보물 '도기 연유인화문 항아리 일괄' 중 항아리. [국립경주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 누리집 전시 소개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 누리집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서 마주하는 신라의 금빛…'왕오천축국전'도 한자리에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서 20일부터 '신라, 황금과 신성'展

금관총 금관·황금보검 등 333점 선보여…9월 中 상하이 순회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05년 전 신라의 금빛을 처음 알린 금관과 금 허리띠, 동·서양 국제 교류의 산물인 황금 보검….

천 년에 걸친 신라의 역사와 문화가 프랑스 파리에서 펼쳐진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파리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국립기메동양박물관으로도 표기)에서 열리는 '신라, 황금과 신성' 전시를 통해서다.

오는 20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전시는 국보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 등 국보 9건과 보물 10건을 포함해 총 148건(세부 수량 333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국립경주박물관 소장품을 중심으로 리움미술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 고등학술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 등이 힘을 보탰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11일 "유럽 지역에서 최초로 신라를 단독으로 조명하는 전시"라며 "해외에서 열린 신라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약 206평(680㎡) 규모의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는 경주 대릉원 지구의 풍경을 비추며 신라의 등장부터 삼국 통일과 멸망에 이르는 순간을 짚는다.

관람객들은 진한 12국 중 하나였던 사로국이 고대 국가인 신라로 발전하는 과정과 오리모양 토기, 구슬 목걸이 등 주요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신라의 황금 문화를 다룬 부분이다.

4∼6세기 마립간이 군림하던 시기를 다룬 공간에서는 1921년 9월 발견된 금관총의 금관과 관모, 관모 장식, 금 허리띠를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신라 황금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표 유물"이라고 강조했다.

금실과 금 알갱이를 붙이는 섬세한 세공 기법이 돋보이는 경주 보문동 출토 금귀걸이도 파리 현지 관람객 앞에서 화려한 금빛을 뽐낼 예정이다.

신라가 한반도를 넘어 여러 국가와 교류한 흔적도 소개한다.

약 1천500년 전 머나먼 서쪽 땅에서 신라로 온 것으로 여겨지는 황금 보검(정식 명칭은 보물 '경주 계림로 보검'),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푸른 빛의 유리잔 등이 전시된다.

한반도 최초의 통일을 완수한 신라의 면면은 눈여겨볼 만하다.

경주 월지에서 발견된 금동보살판불(정식 명칭은 보물 '안압지 출토 금동판 불상 일괄')은 7세기 말 통일신라의 조각 양식을 연구할 수 있는 유물이다.

사라리에서 찾은 철제 투구와 판갑옷에서는 당대 강력한 군사력을 엿볼 수 있다.

신라의 불교 예술을 주제로 한 '연꽃의 달 아래에서'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1942년 경주 황복사지 삼층석탑에 안치된 사리함에서 발견된 금제여래입상과 금제여래좌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두 불상은 높이가 12∼14㎝로, 정교한 조각 기법이 돋보인다.

이 외에도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와 공양물을 아우르는 사리갖춤, 불교 신앙이 담긴 조각을 새겨 넣은 석탑의 면석(面石) 등도 볼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 승려인 혜초(704∼787)가 쓴 여행기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 역시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나섰다.

'왕오천축국전'은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정치·문화·경제·풍습 등을 알려주는 중요한 기록유산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0∼2011년 단 한 차례 실물이 전시됐던 귀한 유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왕오천축국전'을 직접 마주할 수 있다고 박물관은 전했다.

윤상덕 국립경주박물관장은 "세계인들이 현대 한국 문화의 뿌리로서 신라 문화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볼 수 있다.

이후 9월 22일부터는 중국 상하이(上海)박물관에서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기메아시아예술박물관은 사업가인 에밀 기메(1836∼1918)가 수집한 회화, 조각, 도자 등 여러 유물을 모은 박물관으로 1889년 개관했다.

6만여 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럽 최대의 아시아 미술 거점으로 꼽힌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으로 기메박물관은 1천400여 점의 한국 문화유산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관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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