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해주항아리·북청사자놀음의 해학…민속으로 본 북녘땅

국립민속박물관, 내일부터 '제로 :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광복 이전 민속자료 위주 346점 모아…"北 민속 향한 출발점 되길"

김예나

| 2026-08-11 16:41:03

▲ 국립민속박물관,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 국립민속박물관,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 눈길 사로 잡는 해주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 광복 이전 북한 생활상 한자리에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 눈길 사로잡는 해주반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 국립민속박물관,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 국립민속박물관,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11일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제로ZERO: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 전시 공개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8.11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반도 중서부에 자리한 황해도는 너른 들과 바다를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생활 문화가 꽃피웠다.

조선 후기 제작돼 전국적으로 쓰인 해주항아리는 흰 바탕에 모란, 물고기, 국화 등을 자유분방한 필치로 그려내며 당시 사람들의 소망과 풍류를 드러냈다.

해주 일대에서 만든 소반, 즉 해주반은 재료 면을 도려내거나 깎아서 무늬를 만드는 투각(透刻) 기법으로 다양한 장식을 더한 점이 특징이다.

북녘의 또 다른 지역, 평안도는 어떨까.

평안북도 박천에서 만든 반닫이는 구멍을 뚫은 무쇠 장석을 사용해 '숭숭이 반닫이'라 불렸고, 평양의 전경을 화폭에 담은 그림이나 병풍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제는 휴전선 넘어 '북한'이 된 지역의 민속과 삶을 돌아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2일 개막하는 특별전 '제로(ZERO) : 민속의 길에서 만난 북한'이다.

전시는 박물관이 소장한 개성·황해도·평안도·함경도 관련 유물과 민속자료 346점을 모았다. 대부분 1945년 광복 이전에 제작됐거나 확보한 유물들이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11일 열린 언론 설명회에서 이번 전시를 "출발점"이라고 지칭하며 "이제는 북한의 민속, 생활문화를 바라봐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넉넉함 품의 해주항아리 '타워'가 반긴다.

서울 종로구 목인박물관 목석원의 김의광 관장이 올해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해주항아리 232점 가운데 일부로, 수장고에 있는 것처럼 구성했다.

각기 다른 항아리 위에 펼쳐진 푸른 빛의 그림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비슷한 듯하면서도 저마다 문양이 다른 해주반도 한데 모여 미감을 드러낸다.

봉산탈춤·강령탈춤·북청사자놀음 등에 쓰인 여러 탈은 신명 나는 가락 속에 풍자와 해학이 어우러진 한국의 탈놀이를 보여주는 유물로 소개된다.

임진왜란 당시 평양성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으로 알려진 기생 계월향의 초상화, 혼례복을 입은 여성의 모습을 수놓은 인물화 등은 나란히 전시된다.

전시에서는 '민족의 명산' 금강산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미국인 화가 릴리안 밀러(1895∼1943)가 금강산을 직접 여행하고 그린 '금강산도'를 포함해 유람기, 사진엽서, 병풍 등이 전시 공간 한쪽을 채운다.

1930년대 금강산을 유람하며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도 만날 수 있다.

다만, 오늘날 북한의 민속 풍습과 생활상이 궁금했다면 아쉬움이 큰 전시다.

광복 이후 북한 지역에서 제작된 민속자료는 자수 인물화, 도자 등을 포함해도 10여 점에 그친다. 오늘날 북한의 삶을 살펴볼 자료는 사실상 없다.

박물관은 최근 북한 민속자료를 모으기 위해 공개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현재 유물 관리 시스템에서 '북한'으로 분류된 유물은 약 1천500점이며, 사진·영상을 포함한 아카이브 자료까지 합치면 3천여 점에 이른다.

지난 5월에는 생활용품과 공예품, 지역 특산품, 의복, 일상용품 등 북한 주민의 일상과 지역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구입하겠다는 공고도 냈다.

장 관장은 "북한 민속을 기억하려는 노력과 반성에서 시작된 전시"라며 "앞으로 북한 민속과 생활문화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