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훈
| 2026-07-08 10:00:06
프로야구·임영웅 콘서트 티켓 '새치기 예매'…암표상 35명 적발
매크로·직링 프로그램으로 대기열 우회…판매대금 8억 원대
피의자 중 정부 부처 공무원·직업군인도 포함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매크로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프로야구 경기와 유명 가수 콘서트 티켓을 부정 예매한 뒤 웃돈을 붙여 되판 온라인 암표상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 등 암표 판매상 3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2024년 9월부터 최근까지 매크로와 직링(직접 링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야구·콘서트 티켓 6천여장을 부정하게 예매해 정가의 1.5~5배의 값에 판매하는 수법으로 총 5억 3천만원 상당의 판매대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매크로는 계정의 ID나 비밀번호, 보안문자 등을 자동으로 입력해주는 기능을 하고, 직링은 대기열 없이 좌석 선택 단계로 빠르게 넘어가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A씨는 지인에게 빌린 계정을 포함해 모두 5개의 계정을 사용했다. 그는 매크로와 직링 프로그램을 이용한 '새치기' 수법으로 예매가 어려운 프로야구 인기 구단 경기 및 포스트 시즌 티켓을 한꺼번에 많게는 수십장까지 구매한 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했다.
또 같은 방식으로 임영웅·BTS·싸이·성시경 등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도 여러 장 사서 팔아넘겼다.
경찰은 A씨의 티켓 판매대금 5억 3천여만원 중 순수익은 3억 9천여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A씨 외에 다른 암표상들도 비슷한 기간 한 사람당 수십~수백장의 티켓을 부정하게 예매해 웃돈을 붙여 2억 7천여만원에 판 혐의로 검거됐다.
이번에 적발된 암표상은 남성 26명, 여성 9명이다. 연령대는 20~50대로 다양했으며 대부분 직장인이었다.
특히 피의자 중에는 정부 부처 공무원과 직업군인, 주부와 대학생 등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처음에는 야구 관람 목적으로 인터넷에서 5만~50만원을 주고 산 매크로와 직링 프로그램을 사용하다가, 해당 프로그램만 있으면 인기 티켓을 비교적 쉽게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암표 거래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피의자들은 구단별로 1인당 야구 티켓 구매 수량이 4~8장으로 제한돼 수익 규모를 늘리지 못하자 가족 명의의 계정까지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 3월부터 '민생물가 교란 범죄 특별단속'에 따라 암표 거래를 단속하던 중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매진된 티켓이 암표로 대량 유통되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착수, A씨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매크로 프로그램 공격 방식을 포렌식 분석해 티켓 예매 사이트 보안 부서에 공유했다"며 "부정한 예매·암표 매매는 국민의 공정한 문화 향유 기회를 박탈하는 범죄인 만큼, 지속해 단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내달 28일부터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 없이 재판매 목적으로 부정하게 티켓을 예매하는 등의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이 법에 따르면 판매금액의 최대 50배 과징금을 부과하고, 부당 이익을 몰수하거나 가액을 추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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