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
| 2022-09-14 16:44:47
'금강산이 한눈에'…70년 만에 발길 허락한 인제 DMZ 평화의 길
1052고지서 금강·설악·펀치볼 비경 감상…강원 총 6개 코스 개방
(인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전쟁의 상흔과 분단의 아픔이 서린 강원 인제군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이 70여 년 만에 일반인의 발길을 허락했다.
14일 인제군에 따르면 이날 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이 정식으로 민간에 개방됐다.
인제군 DMZ 평화의 길 테마노선은 서화면 대곡리초소∼을지삼거리∼1052고지를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 총 46㎞ 구간으로, 탐방에 걸리는 시간은 총 3시간이다.
대부분 차량 이동 구간이지만, DMZ 일대를 직접 걸어볼 수 있는 1.5㎞가량의 하늘길 도보 탐방 구간이 포함됐다.
오전 20명, 오후 20명으로 나뉘어 이뤄진 첫 탐방에 참여한 탐방객들은 남측 최북단 지점인 1052고지에서 금강산을 비롯한 백두대간을 잇는 여러 봉우리를 한눈에 조망했다.
날씨가 다소 흐린 탓에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동서남북으로 탁 트인 전망은 금강산은 물론 설악산, 대암산, 양구 펀치볼까지 아우르는 압도적인 경관을 선사했다.
탐방객들은 1052고지에 남은 854고지 전적비와 양구군 해안면 펀치볼과 관련한 생생한 역사 이야기도 전문해설가를 통해 들었다.
한때 사람이 살았으나 지금은 산과 습지로 변해버린 미수복 지역은 유엔사에서 탐방을 허락하지 않아 탐방코스에서 빠졌다.
오전 탐방에 동행한 서화2리 토박이 박광주 이장(50)은 "날씨가 조금 아쉽지만, 동서남북으로 펼쳐진 비경에 탐방객 모두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박 이장은 "철책을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다면 남북 간의 긴장감을 바로 느낄 수 있었겠지만, 아득히 보이는 점은 아쉽다고 한 탐방객도 있었고, 촬영이 불가해 눈으로만 풍경을 담아야 한다는 점에 아쉬움을 나타낸 분도 있었다"고 했다.
강원도에서 민간에 개방하는 DMZ 평화의 길은 인제를 비롯해 철원, 화천, 양구, 고성 등 5개 지역 6개 코스다.
도는 지난해 11월 화천, 양구, 고성 테마노선을 한시적으로 개방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운영을 조기에 종료했다.
올해는 처음 개방하는 인제와 2019년 이후 재개방하는 철원을 포함해 5개 지역 모두 개방한다.
6개 코스 모두 참가자 안전 확보와 야생동식물 보호를 위해 군부대 등과 함께 이동하며, 코스별로 역사와 생태 등과 관련한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참가 신청은 한국관광공사 평화의 길 누리집(www.dmzwalk.com)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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