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
| 2023-03-12 16:38:12
[신간] 김호연의 작업실
중급 한국어·K의 장례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 김호연의 작업실 = 김호연 지음.
지난해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불편한 편의점'(전 2권)의 작가 김호연이 자신의 소설 작업기를 정리한 에세이다.
'김호연의 사적인 소설 작업 일지'란 부제처럼 장편소설 여섯 편을 쓴 경험을 공유한 책으로 작법서는 아니다.
그는 창작을 하려면 집필 모드로 전환되는 작업실, 글을 쓰는 일상의 규칙인 루틴, 작품 구상에 도움이 되는 산책, 글쓰기 근력을 키워주는 독서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작품 아이템과 제목을 찾고 플롯과 캐릭터를 만드는 노하우, 집필 과정의 태도와 마음가짐까지 세세하게 소개한다.
여기에 자신이 인상 깊게 읽은 소설의 리뷰를 더하고, 실질적인 도움이 된 작법서도 추천했다.
김호연은 에필로그에서 "소설을 쓰는 당신을 상상하는 것이 시작"이라며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루틴과 자세, 공간과 시간에 대한 내 모든 노하우를 모아보았다"고 했다.
서랍의날씨. 224쪽.
▲ 중급 한국어 = 문지혁 지음.
2020년 소설 '초급 한국어'에 이은 작가의 한국어 수업 두 번째 이야기.
'초급 한국어'가 주인공 지혁이 미국 뉴욕의 한 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야기라면, '중급 한국어'는 2013년 한국으로 돌아온 지혁이 대학 강사로 글쓰기 수업을 하는 내용이다. 모두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소설이다.
지혁은 여전히 등단하지 못한 작가이자 비정규직이지만 그 사이 결혼을 하고 첫 딸을 얻었다.
수업은 변화한 삶이 포개지며 한층 풍성해졌다. 그는 안톤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롤랑 바르트의 '애도일기' 같은 문학 작품에 자신의 이야기를 직조해 사랑, 고통, 죽음 등 삶의 영원한 주제를 들여다 본다.
민음사. 268쪽.
▲ K의 장례 = 천희란 지음.
작가 K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돌연한 그의 죽음은 생면부지의 두 여성 소설가를 이어준다.
K와 인생을 맞바꾸고 유령 작가로 산 여자와 혈연을 부정하고 자기만의 세계 안에 살아온 여자가 K를 통해 자신의 본명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섬세한 심리묘사와 극적인 긴박감이 돋보인다.
2017년 젊은작가상을 받은 천희란 작가가 지난해 현대문학 5월호에 발표한 소설을 퇴고해 내놓았다.
현대문학.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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