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옥 3일' 영화 제작…"인도-가야 1만㎞ 신혼 길은 역사였다"

2천년전 설화로 간주했던 삼국유사 기록을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

조정호

| 2022-05-03 16:39:05

▲ 2천년 전 가야로 시집온 16살 허황옥 (부산=연합뉴스) [KNN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허황옥 3일' 시사회 [촬영 조정호]
▲ '허황옥 3일' 시사회 [촬영 조정호]

'허황옥 3일' 영화 제작…"인도-가야 1만㎞ 신혼 길은 역사였다"

2천년전 설화로 간주했던 삼국유사 기록을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삼국시대 인도에서 가야로 온 '허황옥 신행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다큐멘터리가 영화로 제작됐다.

부산·경남 민영 방송사 KNN은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허황옥 3일'(잃어버린 2천년의 기억) 시사회를 열었다.

이 영화는 국내 방송사 처음으로 삼국유사 중 '가락국기'에 나오는 '허황옥 신행길 3일'을 과학적인 분석을 토대로 재현한 다큐멘터리이다.

역사학계는 2천년 전 '인도 공주 허황옥'의 결혼 항해를 신화나 설화로 간주한다.

하지만 역으로 '인도 공주 신행길'이 역사적 사실이면 가야불교는 물론이고 한반도 고대사 자체에 큰 변동이 불가피하다.

이 영화는 아직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삼국유사 '인도 공주 허황옥'의 기록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사실 여부에 접근해 들어간다.

제작진은 46편의 국내외 논문과 50여 권의 관련 서적 등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허황옥 신행 3일'을 현대의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했다.

제작진은 고대 인도 선박들의 크기와 돛의 색깔 등을 확인해 배의 길이가 최소 50m에 물건도 40t 이상 실을 수 있는 무역선이자 바람으로 가는 범선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어 2천년 전 바람과 해류를 정밀하게 복원해 허황옥 이전부터 철기문화를 교류한 인도와 가야의 바닷길을 찾아냈다.

영화에서는 옛 인도인들이 아랍과 무역을 할 정도로 뛰어난 항해술을 보유하고 있었고 바람을 이용해 가야까지 1만㎞를 이동했다는 과학적 분석을 내놓았다.

영화는 중국을 통해 전파되고 공인된 불교보다 최소 300년 이상 앞선 해상 불교(가야불교)에 대한 실체 파악에 나서면서 불교계로부터도 관심을 받았다.

영화를 제작한 진재운 감독은 1995년 방송국 기자로 입사해 지금까지 30여 편 이상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영화 위대한 비행(2012년), 물의기억(2019년) 감독을 맡아 뉴욕페스티발 최고연출상을 받기도 했다.

진 감독은 "삼국유사에 기록된 인도 풍습과 나라 이름에 대한 구체적 관계를 확인하고 풀어내면서 그 기록이 허위가 아니고 정밀한 역사서라는 점을 확인했다"며 "너무나 긴 시간으로 보이던 2천년 전 이야기가 어느새 가까운 역사로 우리곁에 다가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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