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현
| 2025-07-20 09:00:03
월드스타 사진가 마르쿠스 클링코 "한국 조직력·창의성 놀라워"
'데이비드 보위' 추모전으로 첫 내한 전시…"한국서 새 도전"
2년간 한국서 활동 예정, 장원영 등과 작업…"한국의 일원이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한국 문화는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 되었어요. K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국이 새로운 문화 리더십을 보여줄 순간입니다."
데이비드 보위와 레이디 가가, 비욘세, 키아누 리브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렌즈에 담아온 스위스 출신 사진작가 마르쿠스 클링코가 한국에서 첫 사진전을 열었다.
2002년 보위의 앨범 '히든'(Heathen)의 커버 사진으로 세계적인 작가 반열에 오른 클링코는 2016년 보위 사망 후 미국 마이애미와 스위스 바젤,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그를 추모하는 사진전을 열고 있다. 한국에서의 추모전은 13일 서울 용산구 박여숙화랑에서 '아이콘들: 데이비드 보위를 기리며, 그리고 그 너머'라는 제목으로 막을 올렸다.
15일 박여숙화랑에서 만난 클링코는 "데이비드 보위와의 작업이 제 경력의 결정적인 순간이었듯, 한국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것 같다"고 기대를 표했다.
클링코의 한국에 대한 기대와 찬사는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그는 9월 서울에 스튜디오를 개설하고 수시로 방한해 K팝, K드라마, K뷰티와 관련한 사진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아이브의 장원영과 세븐틴 등 국내 정상급 아이돌들과의 촬영도 약속한 상태다. 클링코는 "한국의 라이프스타일과 에너지가 정말 마음에 든다. 나도 이 세상의 일원이 되고 싶다"며 "앞으로 2년 동안 한국과 파리를 오가며 장기적인 협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클링코가 새로운 무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예술을 뒷받침하는 산업의 역동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술과 산업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는 문화적 전환의 순간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고,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가 매우 정교한 산업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며 "한국 정부와 예술·산업 간의 협력, 그리고 그 역량을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모습 등 모든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랍다"고 말했다.
클링코는 이런 잠재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세계의 문화 리더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대중문화가 하락세를 보이는 지금, 아시아와 유럽이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가 왔다"며 "특히 한국은 음악, 드라마, 영화, 패션, 뷰티 등에서 놀라운 조직력과 창의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지켜본 한국 예술의 변화와 발전 양상도 그의 결단에 한몫했다. 하프 연주자였던 클링코는 1992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서울시향과 함께 공연한 적이 있다고 한다. 또 2006년에는 가수 보아의 앨범 커버를 촬영하기도 했다. 클링코는 "당시 한국은 전통적이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K팝과 K뷰티가 세계적인 문화 리더가 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클링코의 첫 내한 전시는 31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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