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 2022-03-14 16:12:01
황새, 주민 곁에서 둥지 틀며 텃새화…예산 황새복원사업 결실
자연 방사 8년째 충남에서만 8쌍 짝을 짓고 산란
(예산=연합뉴스) 조성민 기자 = 자연 방사 8년째인 황새가 텃새가 돼 주민 곁에서 둥지를 틀고 있다.
14일 충남 예산군에 따르면 자연 방사한 황새 8쌍이 번식하려고 짝을 짓고 둥지를 튼 것으로 확인됐다.
황새마을이 있는 예산에만 6쌍, 인접한 태안과 아산에 각각 1쌍이 둥지탑과 송전탑 등을 각각 보금자리로 택했다.
현재 모두 30개의 알을 낳았으며 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부화 예정이다.
이밖에 3쌍의 황새가 짝을 지어 새 둥지를 만드는 등 산란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2015년 시작된 예산군의 황새복원사업은 2016년 1쌍으로 시작해 2017∼2019년 3쌍, 2020년 5쌍, 2021년 7쌍 등으로 해마다 둥지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8쌍 중에는 5년째 같은 둥지탑에 둥지를 트는 번식쌍도 포함돼 있다.
방사한 뒤 자연산란을 거쳐 어른이 된 2세대 황새가 짝짓기한 경우도 8쌍 중 6쌍이나 됐다.
예산황새공원 야생복귀연구팀은 "사육된 경험이 전혀 없이 야생에서 태어난 어린 황새가 스스로 두 번의 겨울을 나고 번식할 수 있는 연령인 3년생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은 방사 황새의 야생적응력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며 "방사된 황새 번식쌍이 점차 늘어나는 현상은 서식 환경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예산군은 황새에게 적합한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해 친환경농업 확산, 습지 조성 확대, 논어도 설치, 개구리 생태통로 설치 등 황새 먹이 터전을 복원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황새복원사업을 통해 2015년 예산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황새 155마리를 방사했으며, 이 가운데 폐사와 실종 등을 제외하면 80여 마리가 야생에 생존해 있다.
지난해부터는 예산군 외에 고창군, 서산시, 해남군, 김해시, 청주시에서 추가 방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황새공원 김수경 박사는 "황새가 1년간 한곳에서 머무르면 텃새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황새가 사람과도 친해서 지금 같은 속도로 황새 자연방사와 자연산란 등이 진행된다면 우리가 사는 마을이나 논밭에서 텃새가 된 황새를 자연스럽게 볼 날도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