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여군 쌍북리 일대에서 발견된 성토층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부여군 쌍북리 일대에서 발견된 소조상 및 불탄 기와 조각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광배 조각의 화염문에 사용된 금니 세부 사진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 부여 쌍북리서 백제 사비기 사찰 유물·성토층 확인

불상 광배·화불·소조상 등 발견…사찰 존재 가능성 시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백제가 부여에 도읍을 둔 사비기(538∼660)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찰 관련 유물과 성토층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부여군과 함께 지난 6∼7월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일대에서 '부여 관북리유적 18차 유구분포조사'를 실시한 결과 약 1m 높이로 흙을 켜켜이 쌓은 성토층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성토층은 자연 지반 위에 흙을 인공적으로 쌓아 올려 조성한 지반을 뜻한다.

국가유산청은 당시 왕궁과 같이 중요 건축물에 쓰이던 전형적인 백제 수평성토 판축기법이 적용된 성토층이라며 이 일대에 중요 건축물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수평성토는 지표면을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흙을 일정한 높이로 고르게 쌓는 방식이고, 판축기법은 나무틀을 만들어 그 안에 흙을 여러 차례에 걸쳐 단단하게 다져 쌓는 기술이다.

또 조사지역 남쪽과 부여여자고등학교 동편에서는 불탄 기와 조각과 함께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빛을 형상화한 '광배', 불상의 몸이나 광배 등에 작게 표현된 부처인 '화불', 옷자락 모양으로 추정되는 소조상(흙으로 빚은 인물상) 조각들도 다수 출토됐다.

광배의 화염문(火焰文·불꽃무늬) 테두리는 금니(金泥·금박가루를 아교풀에 갠 것)를 사용해 그려졌고, 불상 또는 보살상의 옷자락은 안료를 사용해 채색한 것도 확인됐다. 삼국시대에 제작된 소조상에서 금니가 사용된 것은 처음 확인된 사례다.

국가유산청은 이 일대에 사찰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당시 쌍북리 일대의 소조상 제작 기술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는 이번 조사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내년 5월까지 쌍북리 전역에 대한 유구분포조사를 실시하고 유적 정비 방향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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