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수
| 2025-08-28 15:27:53
'평균 69세' 청춘합창단, 6·25 참전 22개국 찾아 보은공연 펼친다
첫 방문국은 튀르키예·그리스…"당신들의 희생에 노래로 답합니다"
주한 튀르키예 대사, 연습실 격려 방문…"평양 무대서는 것이 목표"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으로 알려진 '청춘합창단'이 오는 10월 20일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시작으로 6·25 전쟁 참전 22개국을 순회하는 '보은 음악회'에 나선다.
청춘합창단은 지난해 7월 뉴질랜드 오클랜드 세계합창대회에 참가해 현지 참전군인을 만나 가정음악회를 가진 것을 계기로 순회공연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으며, 이번에 첫 결실을 보게 됐다.
특히 튀르키예에서는 주튀르키예 대사관과 이스탄불 총영사관 등 한국공관의 협조를 받아 앙카라·이스탄불·카이세리 등 3개 도시의 대표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국전 참전군인과 가족, 그리고 시민들을 초청하며 현지의 공연단체와도 협연할 예정이다. 한국어문학과가 개설된 에르지에스 대학교에서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연구하는 동아리가 무대에 오르며, 청춘합창단원들이 준비한 장학금 전달식도 갖는다.
그리스에서는 아테네 한국전쟁 참전탑 참배와 함께 버스킹 형식의 거리 공연이 계획됐다. 참전용사가 적어 대규모 실내 공연보다는 시민들과 직접 호흡하는 무대가 효과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합창단은 그리스 전통곡과 터키 민요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26일에는 살리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가 과천시민회관에 마련된 합창단 연습실을 방문해 단원들을 격려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자리에는 민남규 한국-튀르키예 친선협회장, 이희수 이슬람문화연구소장, 이길원 동아대 명예교수가 함께했다.
윤학수 청춘합창단장은 "한국전을 직접 경험한 세대가 더 늦기 전에 직접 참전군인을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한다"며 "그들이 지켜준 나라에서 번영을 이룬 국민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엔 참전 22개국 모두를 찾아가 공연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춘합창단은 궁극적으로 평양을 비롯한 북한 주요 도시에서 공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K-팝과 더불어 한국의 '실버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고령화 사회 속 실버세대의 역할을 제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 2011년 '남자의 자격'을 통해 꾸려진 청춘합창단은 이후 민간합창단으로 변신,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16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재임 시절 유엔총회장에서 공연을 진행하고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서는 등 8개국에서 공연을 선보였으며, 2023년 제25회 전국합창경연대회에서 실버합창단으로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뉴질랜드 오클랜드 세계합창대회에서는 시니어 부문 대상을 차지한 바 있다.
평균연령 69세(최고령 89세, 최연소 56세)인 합창단원은 50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번 공연에는 45명이 1인당 300만원씩 참가비를 내고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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