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8-05 15:57:45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내년 1월부터 경복궁, 덕수궁을 비롯한 주요 궁궐과 조선왕릉의 관람료가 오른다.
국가유산청은 5일 청와대에서 열린 하반기 주요 업무 보고에서 "11월 중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발표하고 2027년 1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궁궐과 왕릉 관람료는 2005년 인상된 이후 유지되고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관람료는 성인 1명당 3천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천원이다. 창덕궁 후원을 관람하려면 추가로 관람료를 내야 한다.
조선왕릉은 성인 기준으로 500∼2천원의 관람료가 책정돼 있다.
다만 만 24세 이하나 만 65세 이상 내국인, 만 18세 이하 혹은 만 65세 이상 외국인, 독립유공자 및 배우자, 국가유공자, 임산부 등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복을 입은 사람도 무료 관람 대상에 해당한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 등 4대 궁과 종묘를 방문한 관람객은 총 741만여 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해외의 비슷한 문화유산과 비교하면 관람료가 낮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었다.
프랑스의 대표적 관광 명소인 베르사유 궁전은 성수기(4∼10월)에 유럽경제지역(EEA) 이외 국가에서 온 방문객에게 인당 35유로(약 5만7천원)씩 받고 있다.
일본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히메지(姬路) 성의 경우, 히메지시에 거주하는 시민은 1천엔(약 9천원), 시민이 아닌 관람객은 2천500엔(약 2만3천원)의 관람료를 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관람료 현실화를 위한 연구 용역을 마친 상태다.
지난해 말 열린 공청회에서는 4대 궁과 조선왕릉, 종묘를 다녀간 방문객이 궁궐과 종묘 관람료로 평균 9천730원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동결된 궁·능 관람료를 현실화하는 것"이라며 "용역 결과를 토대로 대국민 토론회를 거쳐 구체적인 기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하반기에 ▲ 국가유산으로 만드는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 ▲ 365일 빈틈없는 국가유산 안전망 구축 ▲ 국민 일상과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생의 국가유산 등을 목표로 주요 사업을 추진한다.
국가유산청은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에 이어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을 모은 '단원고 4·16 아카이브', 전통 조리 지식을 정리한 '수운잡방과 음식디미방' 등은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 등재에 나선다.
올해 12월에는 '한지제작의 전통지식과 기술 및 문화적 실천'이 한국의 24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독립운동가 안중근(1879∼1910) 의사가 남긴 유묵(遺墨·생전에 남긴 글씨)을 환수했으며 이달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국외 사적지의 경우, 체계적인 관리 계획을 수립해 해외 곳곳에 깃든 우리 유산의 주권을 빈틈없이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 속에 각종 재난, 재해로부터 국가유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더한다.
국가유산청은 내년까지 안동 봉정사 등 주요 사찰 5곳 주변에 대형 산불을 예방할 수 있는 대형 자동 물뿌리개(스프링클러)를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9월부터는 국보, 보물 등 주요 문화유산 180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감지 체계를 도입하고,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긴급 보호' 제도도 운용한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일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내년에 현충사 등 주요 사적지 5곳의 녹지 공간을 시범적으로 개방하고 'K-헤리티지 스테이' 숙박 사업도 추진한다.
10∼11월에는 국립고궁박물관 야외 공간을 결혼식 장소로 개방할 예정이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국가유산의 브랜드 가치를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가유산 향유 프로그램과 규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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