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을 돌봄의 시선으로…문화역서울284 '돌봄의 디자인'

공간을 지속시키는 손길과 노동 조명…작가 20명 33점 선보여

박의래

| 2026-09-16 15:27:56

▲ '돌봄의 디자인' 전시전경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최정화 작 '청소하는 꽃'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돌봄의 디자인' 전시전경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공공디자인을 이미 존재하는 공간과 사물을 보수하고 수선하는 '돌봄'의 실천으로 바라보는 전시가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오는 17일부터 여는 '돌봄의 디자인'은 공공공간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노동의 가치에 주목한 전시다.

도시와 건축, 실내 공간을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끊임없이 관리되고 변화하는 살아 있는 환경으로 해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디자인의 결과보다 과정, 형태보다 시간, 설계보다 운영에 주목하며 공공공간을 지속시키는 사람들의 손길과 노동을 조명한다.

전시는 2025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예술감독을 맡은 씨에이씨(CAC)의 정다영 큐레이터가 기획했다.

김태동, 배윤호, 최정화 등 국내외 작가·디자이너 20명(팀)이 참여해 사진, 조각, 설치, 영상, 건축 모형 등 33점을 선보인다.

최정화의 '청소하는 꽃'은 빗자루와 대걸레, 먼지떨이 등 청소 도구를 꽃다발처럼 구성한 설치 작품이다. 청소 도구를 전시장 한가운데 세워 청소 도구를 사용하는 손길과 반복되는 노동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배윤호의 '서울역'은 2004년 KTX 개통 이후 방치됐던 옛 서울역사가 '문화역서울284'라는 이름으로 복원되는 과정을 기록한 84분짜리 에세이 다큐멘터리다. 벽돌을 닦고 벽면을 다듬으며 원형을 되살리는 노동자들의 반복적인 손짓을 느린 호흡으로 응시한다.

김태동의 '현장의 사람들'은 미술관 관리자와 건물 보수·점검 근로자 등 공간을 지속해서 지켜온 사람들을 기록한 사진 연작이다.

건축 기록에서 주변화됐던 이들의 손길과 노동이 공간을 유지한다는 점을 보여주며, 이들을 다시 기록하는 아카이브 자체도 건축의 시간과 흔적을 잇는 돌봄의 행위로 제시한다.

전시장에는 공공디자인 정책과 시민 실천을 연결하는 '공공디자인 도킹 스테이션'과 역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을 소개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는 CAC가 마련한 큐레이터 전시 투어가 진행되고, 10월 14일에는 연구 포럼이 열리는 등 연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전시는 11월 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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