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래
| 2026-08-06 15:51:58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기성 미술대학이나 제도권 교육에서 채워주지 못하는 배움과 성장의 갈증을 풀기 위해, 예술가들이 스스로 조직한 '대안적 배움 공동체'가 한자리에 모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ARKO)는 오는 7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예술가들의 자발적 학습과 협력의 과정을 조명하는 전시 '예술 학교: 우리가 서로의 학교가 될 때,'(예술 학교)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예술 학교'는 정규 교육기관이 아닌, 예술가들이 직접 만들고 운영해 온 공동 학습과 창작 협력의 장을 뜻한다.
전시는 이 같은 모임을 단순한 창작 집단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제도 밖에서 서로 배우고 작업을 지속하기 위해 만들어 온 또 다른 형태의 학교로 바라본다. 정규 교육을 마친 뒤에도 계속되는 배움의 필요, 동료와의 교류, 창작 환경의 불안정성 속에서 예술가들이 스스로 마련해 온 성장의 방식을 살펴본다.
머터리얼 라이브러리, 모크캠프, 버드콜, 쿠로다, 큐레이팅 스쿨 서울, 행복반, 파이(PIE), YPC×학회쥐 등 8개 팀, 총 42명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의 모임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방식으로 배우고 창작해 왔는지를 작품과 프로그램으로 풀어낸다.
머터리얼 라이브러리의 '머터리얼 라이브러리'는 7명의 작가가 지난 3년간 이어 온 재료 연구를 집적한 작업이다.
회화, 드로잉, 판화, 사진, 3D 스캐닝 등 다섯 가지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험물과 데이터 아카이브를 하나의 스튜디오처럼 구성한다.
유화 물감의 안료와 지지체, 석고 드로잉, 무장비 판화술, 사진과 영상의 시간성, 3D 프린팅 조각 등 예술가들이 재료를 탐구하고 확장해 온 과정을 보여준다.
모크캠프의 '모크캠프'는 8명의 캠프원이 전시 기간 릴레이로 4일씩 '전시 설치 연습'을 수행하는 작품이다.
완성된 결과물만 보여주는 일반적인 전시와 달리, 작품을 설치하고 수정하고 철수하는 과정 자체를 공개한다. 관객은 전시가 만들어지는 뒷모습과 동료 간 협업의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다.
큐레이팅 스쿨 서울의 '안팎으로, 위아래로, 거꾸로 배우기'는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미술 생산자가 되어 온 과정을 따라가는 작업이다. 서면 인터뷰와 오브제, 책, 이미지 등을 콜라주와 다이어그램 형식으로 엮어 창작자들의 배움과 삶, 돌봄이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파이는 관람객이 전시장 곳곳의 QR코드를 찾아 문장을 수집하는 '잃어버린 문장을 찾아서'를 선보이고, YPC×학회쥐는 관객이 글을 쓰고 작품을 가져가는 '귤까마귀우유'를 내놓는다. 쿠로다는 만화 기반 공동 창작을, 버드콜은 예술과 교육에 관한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도서관이자 모임 공간 '리빙룸'을 구성한다. 행복반은 동료의 시선으로 선정한 회화·드로잉·조각을 소개한다.
전시 기간에는 워크숍, 토크, 리딩클럽, 집담회 등 20여 회의 '예술 학교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불확실한 현실에서 홀로 남겨지기보다, 새로운 앎을 함께 탐색하고, 여럿이 만나 의견을 교환하며 서로 연결될 기회다.
이범헌 아르코 위원장은 "상호 협력적인 학습과 연구, 협력 창작 등 환경 변화에 맞서 적극적으로 스스로 대안을 만들고 연대한 예술가들의 활동을 조명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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