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감각으로 길 찾는 동시대 미술…젊은 작가 8인전

회화·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과 감각 탐색
갤러리현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김주영·안현정 등 참여

박의래

| 2026-06-23 15:49:44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김주영 작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김주영 작가가 23일 갤러리현대 기획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서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6.23. laecorp@yna.co.kr
▲ 안현정 '샤이닝 컴퍼스' 연작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23일 갤러리현대 기획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에 전시 중인 안현정 작가의 '샤이닝 컴퍼스' 연작들. 2026.6.23. laecorp@yna.co.kr
▲ 이혜인 작 '로사 1∼3부' [갤러리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전시 전경 [갤러리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각자의 감각으로 길 찾는 동시대 미술…젊은 작가 8인전

회화·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실과 감각 탐색

갤러리현대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김주영·안현정 등 참여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동시대 미술의 다원적 흐름 속에서 각자의 감각과 언어로 응답해 온 젊은 작가 8인의 작업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현대는 오는 24일부터 기획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SAUVE QUI PEUT)를 개최한다. 전시에는 거대 서사와 제도, 유행의 규범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태도로 작업해 온 김주영(36), 박민하(43), 박정혜(38), 안현정(41), 이혜인(46), 정진화(41), 조이솝(33), 한선우(33)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독일 뮌헨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주영은 항공기와 자동차 등 운송 시스템의 부품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디 알게 켑트 플로팅 올 애프터눈'(The Algae Kept Floating All Afternoon)은 '오후 내내 떠 있던 조류'라는 의미다.

일시적 체류와 이동을 상징하는 항공기의 창틀에 문화적 기억과 역사를 상징하는 스테인드글라스를 결합해 속도와 체류, 문화적 기억이 교차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특정 장소에 고정되지 않는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장에서 만난 김주영은 "한 군데 속하지 않는 비행기의 이동성과 영원한 거주의 상징인 건축적 요소를 결합한 작품"이라며 "떠다니고 부유하는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안현정은 회화와 드로잉, 재봉과 박음질을 결합해 '마음의 형상'을 탐구해 온 작가다. 새로운 연작 제목 '랑데부'(Rendezvous)는 우주를 유영하는 두 물체가 접촉하는 행위를 뜻한다. 작가는 인간과 자연, 개인과 세계, 그리고 존재와 존재가 잠시 맞닿는 순간으로 의미를 확장했다. 그의 작품에서 두 색면은 서로 가까이 놓이지만 완전히 맞닿지 않은 상태로, 만남의 과정을 연출했다.

또 다른 연작 '샤이닝 컴퍼스'(Shining Compass)는 화면에 별빛을 구현했다. 캄캄한 밤하늘을 비행하는 조종사가 외부의 지표가 사라진 상황에서도 별자리나 빛에 의지해 움직이듯, 불완전한 삶 속에서 나만의 기준점을 '빛나는 나침반'에 비유했다.

이혜인은 현장에서 포착한 몸의 기억과 감각을 추상 회화로 전환하는 작가다. '로사 1∼3부'는 장미의 생애 주기를 따라 시간과 기억, 생명의 순환을 그려낸 작품이다.

'로사 1부'는 5월 한낮에 막 피어난 장미로 생의 시작을 보여주며 '로사 2부'는 한여름 밤 풍성하게 만개한 장미를 통해 생명력의 절정을 담아냈다. 마지막 '로사 3부'는 꽃이 시들고 꽃잎이 떨어지는 과정을 통해 생명의 소멸과 새로운 순환의 가능성을 함께 표현했다.

이혜인은 "로사 3부에서는 사람의 형상도 녹여놨다"며 "장미를 통해 생성과 소멸을 은유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빛과 공기, 시간의 감각을 추상적으로 풀어내는 박민하, 물감의 물성으로 보이지 않는 에너지 흐름을 시각화한 박정혜, 수묵 작업으로 기억과 흔적의 감각을 다루는 정진화, 이미지와 조각을 통해 사회적 경계와 정체성의 유동성을 구현하는 조이솝, 디지털 이미지를 활용해 이주 경험과 정체성의 문제를 탐구하는 한선우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1980년대 이후 출생 작가와 작품을 살펴 한국 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해 보는 자리"라며 "동시대의 혼란과 변화 속에서 현실과 시스템, 보편적인 정서와 주체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로 바라보는 작가들"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7월 2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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