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고 잘하는 것 한 우물만 파"…수묵풍경화 작가 오용길

"유화보다 어려운 수묵…딱 보면 좋은 그림 그리고 싶어"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 신입 회원 선출

박의래

| 2026-03-03 15:36:26

▲ 오용길 작 '봄의 기운 - 용원정' [청작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용길 개인전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오용길 개인전 전시 전경. 2026.3.3. laecorp@yna.co.kr
▲ 오용길 작 '록음' [청작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용길 작 '만추 - 삼청동' [청작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오용길 작가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오용길 작가가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6.3.3. laecorp@yna.co.kr

"좋아하고 잘하는 것 한 우물만 파"…수묵풍경화 작가 오용길

"유화보다 어려운 수묵…딱 보면 좋은 그림 그리고 싶어"

지난해 대한민국예술원 신입 회원 선출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경남 거창군 덕유산 자락 병항마을. 구화 오수 선생을 기리기 위해 세운 누각 용원정 앞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이 풍경은 오용길(79)의 붓을 거쳐 수묵화로 다시 태어났다. 그림 속 꽃들은 금방이라도 바람에 흩날릴 듯 가볍고, 개울가 바위는 오랜 세월이 서린 듯 묵직하다.

수묵채색 기법으로 풍경화를 그리는 오용길의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 청작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3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나는 지필묵을 가지고 서양화식 풍경화를 그리는 사람"이라며 "음식으로 치면 한정식인데 서양 향신료가 들어간, 그런데 아주 맛있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작품은 수묵을 기본으로 하되 여백의 미를 중시하는 전통 산수화와 달리 서양 풍경화처럼 화면 가득 풍경을 채워 넣고 채색한다.

수묵은 농담 조절이 까다롭고 수정이 어려운 재료지만, 그는 실제 풍경에 가까운 장면을 담아낸다.

전시에는 주로 봄과 가을의 풍경을 담은 작품들이 출품됐다. 특히 용원정을 배경으로 생명력 넘치는 봄의 기운을 담은 작품이 눈에 띈다.

여기에 그가 살고 있는 안양 예술공원이나 서울 삼청동의 거리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과 거리의 모습을 담은 작품도 나왔다.

작가는 "수묵화는 유화보다 까다로워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태어난 오용길은 서울대 미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1973년 국전 문화공보부장관상을 비롯해 1978년 동아미술상, 1991년 월전미술상, 2011년 마니프 대상 등을 받았다.

이화여대 교수로 일하며 예술대학장을 지냈고, 지난해에는 대한민국예술원 신입 회원으로 선출됐다.

예술원은 대한민국예술원법에 따라 예술 경력이 30년 이상이며 예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예술인을 회원으로 선출한다. 문학과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무용 등 6개 분과에서 총정원은 100명이며 현재 회원은 77명이다.

오용길은 작가 생활 초창기부터 수묵화 기술로 서양화 같은 그림을 그려왔다. 다만 초기에는 인물이나 동물 소재를 그렸다면 1980년대부터는 풍경화로 대상을 바꿨다.

한국 미술에서 추상화, 특히 단색화가 대세를 이룰 때도 수묵으로 실경을 충실히 그리는 작업을 고수했다.

작가는 "내 작품을 자세히 보면 그 안에서 다양한 변화가 있고, 새로움이 있지만 그러면서도 '오용길' 하면 딱 하고 떠오르는 그림"이라며 "한 우물만 파도 시원찮은데 이것저것 하면 그게 가능할까.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풍경화를 그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람객들이 복잡하게 해석하지 않아도 딱 보면 좋다고 느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그냥 봐도 좋고, 자세히 봐도 좋은 그림을 그리려 한다"고 했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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