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
| 2021-07-08 15:28:16
48시간 동안 400㎜ 폭우에도 코리안투어 대회 티오프
사흘 내내 양수기 20대 동원해 하루 2만톤 배수
(창원=연합뉴스) 권훈 기자 = 8일 개막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개최지인 경남 창원 아라미르 컨트리클럽에는 지난 6일부터 폭우가 쏟아졌다.
남부 지방을 휩쓴 장맛비는 마치 양동이에서 쏟아붓듯 퍼부었다.
48시간 동안 이 지역에 내린 비는 400㎜에 이르렀다. 강우 총량도 많지만, 시간당 강우량이 한때 40㎜를 넘었다.
매립지에 조성돼 지대가 낮은 아라미르CC는 금세 물에 잠기다시피 했다.
6일 연습 라운드에 나서려던 선수들은 아예 잠겨 버린 코스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7일 연습 라운드 역시 일부 선수만 나섰다가 포기했다.
빗줄기는 7일 오후 8시가 지나면서 잦아들었지만, 코스 상태는 도저히 대회를 열 수 없는 지경이었다.
코리안투어 이우진 운영국장은 "1라운드 경기를 못 할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대회는 8일 예정대로 개막했다. 비록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10분 늦은 오전 11시 40분 첫 팀이 티오프하면서 1라운드 경기가 시작됐다.
불가능해 보이던 대회 개막이 가능했던 건 아라미르CC 코스 관리팀의 악전고투가 있었기 때문이다.
코스 관리팀은 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양수기를 동원해 코스에서 물을 빼냈다.
투입된 양수기는 20대. 사흘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가동한 양수기는 하루 5만톤의 물을 코스에서 빼내 인근 바다로 흘려보냈다.
이번 장마철을 대비해 미리 코스 배수 시설을 보강했던 아라미르CC는 양수기 15대를 추가로 사들인 덕을 톡톡히 봤다.
배수 작업은 8일 오전 4시부터 11시까지 이어졌다.
마침내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말끔해진 페어웨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연못으로 변했던 벙커도 제 모습을 드러냈다.
아라미르CC 김명섭 대표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지만, 반드시 정상적으로 대회를 치러야 한다고 임직원 모두가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일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사흘 동안 그린 잔디를 깎고 누르는 작업을 하지 못해 대회 전에 3.2m로 맞춰놨던 그린 스피드는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우진 국장은 "선수들도 느린 그린 스피드를 충분히 이해하리라 본다. 2라운드부터 그린 스피드도 정상적으로 올릴 것"이라면서 "대신 러프도 깎지 않아서 60∼100㎜까지 자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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