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현
| 2021-12-07 15:13:24
'같은 인물, 다른 초상화'…경기도박물관 기획전 개막
(용인=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경기도박물관이 한 인물을 그린 여러 작가의 초상화들을 한데 모아 선보인다.
경기도박물관은 7일 조선 시대 초상화 기획전 '열에 일곱'(七分之儀)을 개막했다.
전시 이름 '열에 일곱'을 의미하는 '칠분'(七分)은 송나라의 유학자 정이의 제자가 정이의 초상을 가리키며 '칠분의 용모가 있다'고 쓴 제문 구절에서 유래된 말로, 초상화를 의미한다.
초상화는 사람의 일부, 즉 '열의 일곱'만을 그려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보물 4점, 경기도 유형문화재 8점 등 소장품 30여점을 내놨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선비 화가와 화원이 각각 그린 조선 후기 문신 조영복의 초상화 2점을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다.
두 작품은 같은 해에 완성됐지만, 유배 중일 당시 조영복과 관직에 돌아온 이후 조영복을 다른 형식으로 그려냈다.
유배 중인 조영복은 일상복을 입고 두 손을 드러내는 등 편안한 모습이라면, 관직에 돌아온 조영복은 관복을 입고 호랑이 모피가 덮인 의자에 앉아 두 손을 옷 사이에 넣어 보이지 않게 하는 등 격식을 차린 모습이다.
조선 중기 문신 장만의 초상 2점도 눈병을 앓아 눈이 불편했던 장만의 상황을 짐작게 한다.
한 초상은 두 눈이 온전하게 그려진 데 비해, 다른 초상화는 왼쪽 눈 위에 검은색 안대를 씌워놨다.
전시장 한편에는 자신의 초상화를 그린 어린이들의 작품도 전시돼있다.
상세한 작품 설명을 원하면 휴대전화로 작품 이름표에 표기된 QR 코드를 촬영하면 된다.
도 박물관 관계자는 "초상화는 사람의 한 부분을 정교하고 아름답게 담아내지만, 필연적으로 열에 일곱인 일부만 그려낸다"며 "한 인물을 그려낸 여러 초상화를 살펴보며 화가들이 어떻게 한 사람의 각기 다른 일부를 잡아내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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