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없이 4언더파 친 스콧…27㎝ 퍼트 놓친 세계 1위

권훈

| 2022-03-04 15:14:40

▲ 공의 방향을 쫓는 애덤 스콧. [로이터=연합뉴스]
▲ 그린을 살피는 욘 람. [AFP/게티이미지=연합뉴스]

드라이버 없이 4언더파 친 스콧…27㎝ 퍼트 놓친 세계 1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4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좀체 보기 어려운 진풍경이 벌어졌다.

4언더파 68타를 친 애덤 스콧(호주)은 이날 드라이버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아예 경기 전에 드라이버를 라커룸에 놓고 코스에 나왔다.

드라이버를 치지 않겠다고 작심하고 경기에 나선 것이다.

갖고 나온 클럽 가운데 가장 긴 채는 로프트 13.5도짜리 페어웨이우드였다.

하지만 경기는 술술 풀렸다. 버디 5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았다.

그는 "좀 긴 거리라도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해 드라이버를 뺐다. 결과는 좋다. 50야드 더 멀리 친 선수보다 불리한 느낌은 안 들었다"고 말했다.

스콧은 최근 드라이버가 불안하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183위(52.7%)까지 떨어졌다. 드라이버 없이 경기에 나선 건 고육지책인 셈이다.

한계도 있었다.

스콧은 파 5홀 4곳에서 버디를 1개밖에 잡아내지 못했다. 16번 홀(파5)에서 티샷을 297야드 때려 투온에 성공해 버디를 잡았을 뿐, 나머지 파 5홀 3곳에서는 세 번째 샷으로 그린에 볼을 올려 버디 퍼트를 집어넣지 못했다.

스콧과 동반 라운드를 치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파 5홀에서 320야드가 넘는 드라이버 샷을 휘둘러 세 번 투온에 성공한 끝에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챙겼다.

스콧은 "내일은 어떨지 모르겠다. 매킬로이가 드라이버를 펑펑 치는 거 보고 나도 좀 그러고 싶기도 하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때려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로프트 9도짜리 드라이버를 휘둘러 공동 4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27㎝ 퍼트를 넣지 못해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그가 7번 홀(파3)에서 한 뼘 거리 파퍼트를 툭 쳐서 넣는다고 친 게 너무 가볍게 친 바람에 공이 10㎝도움직이지 않았다.

PGA투어는 이번 시즌 들어 최단 거리 퍼트 실패라고 밝혔다.

이 실수 탓에 람은 이븐파 72타를 적어냈다.

람은 이 퍼트 실수로 3피트(0.9m) 이내 퍼트 211번 연속 성공도 마침표를 찍었다.

람은 "퍼터 헤드에 풀이 묻어 있어 느낌이 좋지 않아서 스트로크를 멈추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세상에서 제일 좋은 퍼터라도 제대로된 자세를 취하지 않으면 실수하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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