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옛 전남도청 운영 누가…문화전당 산하 vs 독립기관 논란

광주시·문화계 "문화전당·옛 전남도청, 하나의 문화중심도시 시설"
5·18단체·시민사회 "오월 정신 단독 역사 공간으로 위상 높여야"

장덕종

| 2026-05-13 15:07:26

▲ 옛 전남도청 복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옛 전남도청(사진 오른쪽)과 아시아문화전당 [아시아문화전당 제공]

복원 옛 전남도청 운영 누가…문화전당 산하 vs 독립기관 논란

광주시·문화계 "문화전당·옛 전남도청, 하나의 문화중심도시 시설"

5·18단체·시민사회 "오월 정신 단독 역사 공간으로 위상 높여야"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이 복원을 마치고 개관하지만, 아직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맡을지, 아니면 독립 기관이 별도 운영할지를 두고 광주시와 5·18단체 등이 이견을 보여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13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옛 전남도청이 2년간의 복원 공사를 마치고 제46주년 5·18 기념일인 오는 18일 개관할 예정이다.

하지만 개관 이후 옛 전남도청을 어느 기관에서 어떻게 운영할지 주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개관에 맞춰 운영 주체를 결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복원을 맡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이 일단 관리와 운영을 맡기로 했다.

운영기관 결정은 임시 조직인 복원추진단의 활동 시한이 올해 말까지이므로 그 전에 결론이 나와야 하며, 그러지 못할 경우 내년 관련 예산 확보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운영 주체를 두고는 광주시, 5·18 관련 단체,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옛 전남도청 복원 범시도민대책위원회의 의견이 엇갈린다.

지금까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인 ACC가 민주평화교류원의 한 시설인 옛 전남도청 건물을 관리 운영해왔지만, 개관 이후에도 ACC가 계속 맡을지, 별도의 기관으로 분리 운영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옛 전남도청을 문화전당과 연계한 문화 공간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문화전당과는 별개로 5·18 역사 공간으로 보는 관점이 충돌한다.

광주시, 문화계 등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주요 시설인 문화전당에서 옛 전남도청을 분리하는 것은 사업 취지와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문화전당이 5·18로 대표되는 민주·인권·평화 정신의 산실로 지어졌는데, 이를 분리한다면 취지 자체를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의 중요한 요소인 옛 전남도청을 분리한다면 문화중심도시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기훈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장은 "분리 주장은 문화전당 설립 근거를 부정하는 것이며,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종합계획에 명시된 운영 원리를 흔드는 일이다"며 "문화전당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고 광주가 진정한 아시아문화중심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해서라도 옛 전남도청과 문화전당을 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도 문체부에 옛 전남도청을 문화전당 산하에서 통합 운영하고, 여기에 옛 전남도청 전담 조직을 운영해달라고 건의했다.

황인채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문화전당은 태생부터 5·18을 승화 확산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는데 거기서 5·18을 떼어내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5·18도 살고 ACC도 살고 함께 가야지 그걸 떼어내 버리면 어느 한쪽은 죽어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5·18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은 옛 전남도청의 역사성을 고려하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전당에서 분리해 별도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맞선다.

옛 전남도청은 5·18 원형을 보존한 역사 시설인 만큼 시설을 전당에서 분리해 '국립 시설' 수준으로 위상을 높여 관리하자는 것이다.

5·18의 역사를 전시하고 알리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 가치와 시민 항쟁의 의미를 교육하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운영하자는 의견이다.

황성효 옛 전남도청 복원 범시도민대책위 상황실장은 "역사적 관점으로 보면 옛 전남도청은 원형을 보존하고 오월 정신을 중심으로 사고하게 되는데, 문화적으로 접근하면 어떻게 잘 표현할 것인가에 중심이 있어 이 건물과 오월 정신이 중점이 아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상원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장은 "위상이라든가 예산 확보 등에서도 별도의 기관으로 있는 게 더 유리하다"며 "전당하고 같이 연계해서 5·18의 민주 평화 인권 사업을 공동 추진하는 데 있어 별도 조직이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으면서 복원 이후 공간의 정체성과 운영 방향에 혼선이 있는 만큼 이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기훈 광주시민사회지원센터장은 "지금은 문화전당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복원대책위는 폐쇄적인 논의 구조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게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광주시도 적극적으로 대화의 장을 만들고 합리적인 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관련 사안은 문화전당 관련 주요 변경 사항인 만큼 이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차원에서 심의해 조정할 가능성도 나온다.

김원중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에 관한 특별법에 문화전당 종합 계획 수립 및 변경 사항은 조성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돼 있다"며 "심의 조정위원회가 열려 각자 다른 의견들이 올라오면, 위원들이 심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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