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현
| 2021-11-02 15:08:42
서울시도 디자인비엔날레 검토…광주와 경쟁체제 되나?(종합)
광주디자인진흥원 '긴장'…일각선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자극' 계기도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서울시디자인재단이 자체 디자인비엔날레 추진을 검토하고 있어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미치는 파장이 주목된다.
실제 서울디자인비엔날레가 추진되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경쟁체제를 갖추게 돼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주관하는 광주디자인진흥원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일 광주디자인진흥원과 서울시디자인재단, 광주 문화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디자인재단은 '서울디자인비엔날레'(가칭)를 추진하고자 최근 용역을 발주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디자인재단은 '서울디자인비엔날레 연구 세미나 및 홍보 운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서울시디자인재단 관계자는 "매년 디자인을 주제로 열리는 '서울디자인위크'를 발전시켜 2년마다 한 번씩 서울디자인비엔날레 추진을 검토 중"이라며 "용역 결과 등이 나오는 내년쯤 행사 개최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디자인비엔날레 추진 소식에 광주디자인진흥원 측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광주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서울디자인비엔날레가 추진되면 인구와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서울에 밀리는 광주만의 브랜드인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국내 유일 디자인 행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광주시가 디자인비엔날레를 놓고 경쟁체제를 유지하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위상과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자극'을 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광주 문화계 한 인사는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작품 구성, 홍보, 마케팅 면에서 전국화, 세계화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시각도 있다"며 "광주디자인진흥원의 역량도 키우면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제9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한 김현선 홍익대 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국제공모전을 공식화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만의 위상과 정체성을 담은 하나의 카테고리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앞으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한국 디자인의 정체성을 담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해외 디자이너들을 초빙할 게 아니라 경쟁에 의해 참여하게끔 해야 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이너들을 초대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해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통해 성장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관련 기사가 보도된 후 서울시디자인재단 또 다른 관계자는 "연구용역은 현행 디자인위크의 내용적, 형식적 발전방안을 위한 모색 중 하나일 뿐이며, 현재 디자인비엔날레로 전환·개최한다는 방향의 결정이나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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