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그랜드캐니언 '용머리 해안' 작년 6일만 종일 관람

종일 통제 208일·부분 통제 155일…서귀포시 "해수면 상승이 원인"

백나용

| 2022-03-30 15:09:42

▲ 바닷물에 잠기는 제주 용머리 해안 산책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용머리 해안 관람로 물에 잠겨 '통제'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주 그랜드캐니언 '용머리 해안' 작년 6일만 종일 관람

종일 통제 208일·부분 통제 155일…서귀포시 "해수면 상승이 원인"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파도가 높아져서 입장 마감합니다."

지난 27일 오후 3시 30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용머리 해안 산책로 출입 통제를 알리는 안내가 들렸다.

지난 24일 이후 사흘 만에 입장이 가능한 날이었지만, 24일에 이어 이날도 3시간가량만 탐방객을 맞이하고 통제됐다.

간발의 차이로 출입하지 못한 방문객들은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30여 년 전만 해도 없었던 일이다.

제주의 '그랜드캐니언'으로 불리는 용머리 해안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용의 머리를 닮은 길이 600m, 높이 20m의 응회암층으로 이뤄진 해안 절경이다.

이 용머리 바위의 밑부분으로 지난 1987년 780m 길이의 해안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처음 만들어질 때만 해도 산책로는 만조때에도 바닷물에 잠기지 않았지만, 해수면이 점차 상승해 2007년 22.7㎝ 높이로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

결국 2008년 산책로에 다리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통행로를 확보했지만, 또다시 시간이 흐르자 산책로가 다시 물에 잠기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30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해 용머리 해안 산책로 일부가 바닷물에 잠기거나 파도가 넘쳐 온종일 탐방객 출입이 통제된 날이 208일에 달했다.

만조나 일시적 기상악화로 하루에 4∼5시간가량 부분 통제하는 날도 155일이나 됐다.

지난해 356일 중 단 6일만 용머리 해안을 온종일 관람할 수 있었던 셈이다. 온종일 관람이 가능했던 날은 4월과 5월에 각 이틀, 6월과 11월에 각 하루씩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42일, 2019년에는 75일간만 종일 관람이 가능했다.

시는 지난해의 경우 만조시간이 관람 시간과 자주 겹치면서 통제가 잦았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서귀포시 공영관광지 6개소 중 유일하게 산방산·용머리 해안만 관광객과 관람료 수입이 줄었다.

지난해 산방산·용머리 해안을 찾은 방문객은 25만2천676명으로 전년 37만9천224명과 비교해 33.3% 줄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바닷물 수위가 올라가면서 태풍 등 기상 악화가 아니라도 파도가 높게 일면 용머리 해안 산책로를 탐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상 상황과 파도 높이를 고려해 매일 통제 여부를 결정해 공영관광지 공식 인스타그램(@6sot_official)에 게시하고 있다"며 "방문 전 전화로 확인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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