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애란
| 2021-10-07 14:50:20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장 "팬데믹, 새로운 창 열어"
아시아 신인감독 작품 11편 심사… "생태교란종 같은 다양성 기대"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팬데믹이 우리에게(영화에) 새로운 창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생존과 죽음이 혼합돼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됐죠. 이런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우면서 기대돼요."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디파 메타 감독은 7일 화상으로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서 탄생한 영화들을 주목하는 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뉴 커런츠 부문은 아시아 영화 경쟁 섹션으로 아시아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을 심사해 최우수작 두 편을 선정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적인 섹션으로 새로운 작품 발굴과 함께 역량 있는 감독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감독은 부재중'(아르반드 다쉬타라이, 이란),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김세인, 한국), '기억의 땅'(킴퀴 부이, 베트남·독일), '복사기(레가스 바누테자, 인도네시아) 등 11편이 후보에 올랐다.
심사위원은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위원장인 크리스티나 노르트 감독과 '지구를 지켜라', '1987' 등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 '고양이를 부탁해'로 데뷔한 정재은 감독이 맡았다. 심사위원장인 디파 메타 감독은 건강상 이유로 영화제를 직접 찾지는 못했지만, 캐나다에서 심사에 참여한다.
디파 메타 감독은 "지금은 어려운 시기지만, 우리 생각에 대한 변화가 있을 때 성장한다"며 "영화를 통해 현실의 조각들을 보면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고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의 모멘텀에 심사를 맡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편견을 버리고 영화를 객관적으로 볼 예정"이라며 "젊은 감독이 제시하는 비전을 보고 싶다. 아주 새로운 영화들을 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들도 새로운 시선이 담긴 참신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크리스티나 노르트 감독은 "영화는 편견을 극복하고 안전지대를 벗어나 지평선을 넓히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스토리 텔링이나 미학적 의미와 수단 등에 관심이 많다. 새로운 영화들을 발굴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감독들의 영화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아주 창의적인 시도들이 많다. 코로나 상황으로 또 다른 기대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여러 제약과 장애물이 있지만, 감독들이 예술적 방식을 사용해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20년 전 '고양이를 부탁해'로 뉴 커런츠 부문에 후보에 올랐던 정재은 감독은 영화제를 통해 작품을 해외로 알리게 된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며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감독들이 세계로 나가기 위한 창구 같은 영화제"라고 언급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젊은 감독들이 얼마나 큰 어려움을 이겨내고 영화를 만들었을지를 생각하면 걱정도 되고, 고생해 만든 영화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준환 감독 역시 다양성을 강조하며 "침체한 영화의 바다에서 새로운 물결이 일고, 좋은 의미에서 생태교란종이 발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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