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사람 막을 수도 없고"…상춘객 발길에 지자체 '고민'

광양매화마을 지난 주말 차량 북새통, 매화 만개해 이번 주도 '걱정'
2년째 취소된 진해 군항제는 주차장·화장실 등 폐쇄…옥천 묘목축제는 비대면 전환

형민우

| 2021-03-09 14:51:50

▲ 축제는 취소됐지만...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5일 전남 광양시 다압면 광양 매화마을 주차장이 관광객들이 몰고 온 차량으로 붐비고 있다. 광양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광양매화축제를 취소했다. 2021.3.5 minu21@yna.co.kr
▲ 진해군항제 취소 현수막 [연합뉴스 자료]

"오는 사람 막을 수도 없고"…상춘객 발길에 지자체 '고민'

광양매화마을 지난 주말 차량 북새통, 매화 만개해 이번 주도 '걱정'

2년째 취소된 진해 군항제는 주차장·화장실 등 폐쇄…옥천 묘목축제는 비대면 전환

(전국종합=연합뉴스) "불안하지만 어떡하겠어요. 오는 사람을 억지로 막을 수도 없고, 집에만 있을 수밖에요."

매화축제가 취소된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서 만난 한 주민은 마스크 너머로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축제는 취소됐지만, 지난 주말 매화마을에는 전국에서 온 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9일 광양시에 따르면 주말인 6일에 3만7천여명이 매화마을을 찾았으며 7일에는 4만1천여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광양시가 시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형 현수막을 통해 축제 취소와 방문 자제를 요청했지만, 봄을 맞으러 나온 시민의 발걸음은 계속됐다.

광양시는 매화축제가 열렸던 청매실농원 앞 대형 주차장을 폐쇄하고 화장실과 주요 출입구에서 매일 방역을 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밀려드는 관광객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지난해에도 축제는 취소됐지만, 3월 한 달에만 60여만명이 찾아 이번 주에도 많은 관광객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광양시 관계자는 "매화마을에 오시지 말라고는 했지만, 마을 전체를 폐쇄할 수도 없어 애매한 상황"이라며 "마을 주민들이 고령자가 많아 불안해하시는 만큼 가급적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봄꽃축제인 경남 진해 군항제도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취소했지만, 인파가 몰릴까 걱정이다.

창원시는 오는 25∼27일 사이 벚꽃이 개화하면서 상춘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창원시는 일단 군항제를 취소했지만, 지난해 벚꽃 명소를 전부 폐쇄한 것과는 달리, 벚꽃 구경을 오는 상춘객들을 강제로 막지는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대신, 주차장, 화장실 등 관광객 편의시설은 일절 제공하지 않는다.

창원시는 상춘 차량이 한꺼번에 몰릴 때를 대비해 여좌천 등 일부 벚꽃 명소는 차량을 통제해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창원시는 또 자체 방역단을 편성해 벚꽃 개화 시기 진해구 벚꽃 명소를 중심으로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묘목 축제를 열어온 충북 옥천군은 축제를 취소하는 대신 비대면 행사로 전환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묘목 유통지인 옥천군 이원면은 3월 말이면 3∼4일 일정의 묘목 축제를 열어왔다.

봄꽃·조경수 전시, 묘목을 선물로 주는 행사 위주로 열리는데 7만명이 넘는 인파가 찾았다.

그러나 옥천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 축제를 '온라인 묘목 판매행사'로 전환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축제는 취소됐지만, 묘목을 사려는 방문객이 이어지자 일부 농원은 발열 체크기를 설치했고, 옥천군과 이원면도 묘목시장 일대를 연일 소독하고 있다.

매년 5월 말 열리던 충북 진천의 대표 축제인 '생거진천 농다리축제'도 2년 연속 취소됐다.

고려 초 축조된 돌다리인 농다리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장에는 매년 6만여명이 방문했다.

장준식 생거진천 농다리축제 추진위원장은 "축제에 드는 예산을 소상공인 지원에 집중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며 "지역의 대표 축제를 2년 연속 열지 못해 아쉽지만, 코로나19 종식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심규석 이정훈 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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