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진
| 2022-02-24 14:53:46
'고스트 닥터' 김범 "내 안의 밝은 면 깨워준 작품"
"판타지 요소보다 사람 얘기에 집중…정지훈과 캐릭터 만드는 과정 즐거웠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김우진 인턴기자 = "승탁이를 연기하면서 제 안의 동적이고 밝은 부분을 생각하게 됐어요. 저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죠."
최근 종영한 tvN '고스트 닥터'에서 '황금 수저' 레지던트 고승탁 역을 연기한 배우 김범(33)을 24일 화상으로 만났다.
고승탁은 병원 설립자인 할아버지와 재단 이사장인 어머니를 등에 업고 레지던트가 된 인물로, 차영민(정지훈 분)의 영혼을 만나면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범은 "처음 승탁이를 봤을 때 반짝반짝 빛나는 만화 속 캐릭터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가볍고 밝은 느낌의 인물을 표현해보고 싶어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을 보면서 이해한 승탁이는 의외로 누구보다 철이 빨리 들었고 의사로서 사명감도 투철한 친구"라면서 "트라우마로 인해 철없는 부잣집 아들이라는 가면을 만들어내 살아왔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고승탁은 영민의 영혼에 종종 빙의되면서 평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범은 그런 승탁을 연기하기 위해 정지훈의 걸음걸이, 말투, 제스처 등 평소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제 대사를 형에게 읽어달라고 해서 톤을 익히고, 어디서 단어를 띄어 읽는지까지도 참고했어요. 처음부터 1인 2역이 아니라 지훈이 형과의 2인 1역이라고 생각했는데, 둘이 함께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어요.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도 저희가 같이 만든 거예요. (웃음)"
판타지 의학 드라마이지만 병원 안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담으며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한 '고스트 닥터'는 종영까지 4∼6%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유지했다.
김범은 "모두가 편하게 웃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작품이라는 게 매력 포인트"라면서 "판타지적 요소보다는 사람들이 가진 저마다의 고충과 이야기를 그리려 노력했다"고 생각을 밝혔다.
전작 '로스쿨'에서는 사법고시 2차 합격생인 로스쿨 1학년생 한준휘 역을 맡아 어려운 법률 용어를 소화해냈던 그는 '고스트 닥터'에서는 의학용어를 마주하게 됐다.
이에 대해 김범은 "지금 생각해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머리가 아픈 대사들이 많았다"면서 "법률용어는 한자, 의학용어는 영어 위주로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그동안 출연한 작품에서 액션 장면들도 대부분 직접 소화하고자 노력했지만 의학 드라마의 수술 장면은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고 고백했다.
"흉내조차 못 내겠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어요. 촬영 전 대학병원 교수님과 인터뷰도 하고 직접 실습하기도 했는데, 한두 달 만에 할 수 있는 장면이 아니더라고요. 결국 실제 의료진분들의 힘을 빌렸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2020년 '구미호뎐'으로 4년 만에 안방에 복귀한 그는 지난해 '로스쿨'에 이어 '고스트 닥터'까지 다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품을 택할 때는 캐릭터를 제가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가장 먼저 보는 것 같아요. 판타지극, 법정극, 의학극까지 연달아서 했으니 다음에는 또 다른 장르의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네요. 언제든지 새로운 장르나 역할에 재밌게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