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훈
| 2021-10-05 14:41:07
삼성미술관 리움 재개관…작품·공간·로고 다 바꿨다
'코로나19 휴관' 등 거쳐 4년 반 만에 운영 본격 재개
전면 개편 상설전 무료 관람…"미술품 국가 기증 뜻 계승"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삼성미술관 리움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전시를 다시 구성하고, 로비 등 내부 공간도 리뉴얼했다. 미술관 로고인 아이덴티티(MI)까지 바꿨다.
리움 재개관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휴관에 들어간 지 1년7개월여 만이다. 상설전만 열어 '개점 휴업' 상태였던 기간까지 포함하면 4년6개월 만에 본격적으로 운영을 재개하는 셈이다.
공식 재개관일은 오는 8일이다. 리움은 이에 앞서 4일 언론에 새 전시를 공개했다.
주요 소장품을 선보이는 상설전은 2014년 '교감전' 이후 처음으로 전면 개편하고 지금까지 전시되지 않았던 작품들을 대거 소개한다.
'한국 고미술 상설전'은 '청자동채 연화문 표형 주자'와 김홍도의 '군선도' 등 국보 6점을 비롯해 보물 4점, 현대미술 6점 등 총 160점을 전시한다.
고려 시대를 대표하는 청자, 조선 시대 분청사기와 백자,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등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조선 그림과 글씨, 불교미술과 나전칠기 등을 4개 층에 나눠 보여준다.
'현대미술 상설전' 출품작도 반 이상이 리움 상설전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최만린, 최욱경, 이승조, 이불 등 국내 작가부터 로버트 어윈, 가다 아메르, 살바도르 달리, 댄 그레이엄, 아니시 카푸어 등 해외작가까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작품 76점을 볼 수 있다.
내년 1월 2일까지 개최되는 재개관 기념 기획전 '인간, 일곱 개의 질문'은 모든 예술의 근원인 인간을 주제로 한 국내외 작가 51팀의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거대한 여인Ⅲ'과 조지 시걸의 '러시아워' 등 세계적인 거장 작품들이 맞이하는 도입부부터 기대를 자아내는 전시는 7개 부문으로 나눠 다양한 각도로 인간을 돌아본다.
이브 클랭,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백남준 등 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들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동시대 작가들과 조화를 이룬다.
인테리어와 디자인 등을 바꾸는 작업은 패션디자이너 출신으로 공연과 전시 연출 및 기획자로도 활동 중인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총괄했다.
김수자와 이배 등의 작품이 설치된 로비는 건축가의 본질적인 의도를 살려 정돈했다. 한쪽 벽면의 대형 미디어월에는 제니퍼 스타인캠프 등의 디지털 미술 작품과 작가 인터뷰 등이 소개된다.
세계적인 디자인업체 울프 올린스가 제작한 새 MI는 변화의 의지를 담아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심볼 형태로 개발했다.
인력도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유문형 전 삼성전자 전무가 올해 초 삼성문화재단 대표로 선임됐으며, 지난달 김성원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리움 부관장으로 취임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 전 관장이 2017년 물러난 이후 관장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미술계에서는 리움 운영위원장을 맡아 재개관을 주도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최고의 사립미술관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끼쳐온 리움 재개관이 국내 미술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과거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던 리움은 미래지향적 미술관으로의 도약을 내건 이번 재개관과 함께 상설전을 상시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 리움과 호암미술관 기획전도 올해 연말까지는 무료이다.
리움은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을 국민과 함께 즐기기 위해 국가에 기증한 뜻을 계승하고자 상설전을 무료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원 부관장은 "리움에 여러 큰 변화가 있는데 앞으로 상설전도 연대기 방식의 과거 전시와 달리 기획전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소장품 전시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리움과 동시에 재개관하는 용인 호암미술관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르는 금속미술을 통해 한국미의 독창성을 조명하는 기획전 '야금: 위대한 지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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