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만, 하이브와 손잡은 막전막후…경영권 회복도 시도하나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협의 급물살…하이브 공개매수·주총 관건

이태수

| 2023-02-10 11:28:46

▲ SM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방시혁 이수만 이미지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하이브와 손잡은 막전막후…경영권 회복도 시도하나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협의 급물살…하이브 공개매수·주총 관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하이브가 이수만 지분을 넘겨받아 SM엔터테인먼트 1대 주주로 올라서기로 하면서 설립자 겸 전 총괄 프로듀서인 이수만의 경영권 회복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가요계에서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 측이 이수만의 경영권 회복을 용인하고, 실제로 주주총회를 통해 표 대결까지 승리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 달로 예정된 주주총회 이전에 하이브가 공개 매수를 통해 성공적으로 SM 지분 확보를 마무리하면, 하이브는 온전하게 SM을 품게 된다. 게다가 이성수·탁영준 현 SM 공동대표이사의 임기가 다음 달로 끝나기 때문에 카카오와 손잡은 현 경영진이 반격에 성공하지 않는 한 승기는 이수만·하이브 측에 넘어가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인수매각 후에도 경영권을 인정해주는 사례가 많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준다.

이수만은 지난 2010년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공식적으로 경영에서는 손을 뗐고 임금도 받지 않아 왔다. 자신의 처조카인 이성수 현 공동대표이사와 매니저 출신으로 오랜 기간 호흡한 탁영준 공동대표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 왔다.

그러나 지난해 행동주의펀드 얼라인 측 감사가 선임되고 최근 사외이사를 과반으로 두도록 이사회 개편 방침이 정해지면서 영향력을 상실했다. 프로듀싱 개편안을 담은 'SM 3.0' 발표로 콘텐츠 제작에서도 손을 떼게 됐다.

그런데 SM을 하이브가 인수해 상황이 급반전하면서 이수만이 자신과 뜻을 공유하는 인사를 앞세워 경영권을 되가져 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다만 다음 달로 예정된 주주총회가 변수다.

이수만의 원래 지분율은 18.46%에 불과한 데다가 소액 주주의 지분율이 60%가 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궁지에 몰린 SM 현 경영진이 얼라인·카카오와 손을 잡고 주주총회에서 소액 주주를 설득해 표 대결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요계에서는 지난 2021년 SM 매각 이슈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래 카카오와 CJ 등이 물망에 올라왔다. 가요 기획사 가운데 '실탄'이 충분한 하이브도 늘 후보군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지만, 이수만 측이 경쟁사 하이브에 대해선 우려와 경계를 나타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한 회사가 독점하는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을 두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수만은 당시 SM 지분을 매각하고 음악 산업에서 아예 손을 떼려는 것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사업 테두리에서 다른 사업을 구상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가능한 회사를 찾다 보니 CJ와 카카오 등의 이야기가 나왔고 실제로 협의가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2월 들어 SM 경영권 분쟁이 촉발하면서 급변했다고 한다.

SM이 자신의 퇴진과 배제를 골자로 한 'SM 3.0'을 발표하고, 카카오가 자신의 지분이 아닌 신주 발행 등으로 SM 지분 9.05%를 확보하면서 이수만의 위기감이 증폭됐다.

이에 최근 이수만과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이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고, 그 결과로 10일 오전 주식양수도계약이 전격 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이수만은 (이번 경영권 분쟁) 사태 때 방시혁이 손을 내밀어 준 것에 고마움을 느낄 것 같다"고 관측했다.

하이브 공식 보도자료에 따르면 방시혁은 평소 이수만에 대한 존경과 존중을 숨기지 않아 왔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련의 사태'로 칩거하며 고심 중이던 이수만에게 지속 가능한 K팝의 영향력 활용을 함께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이수만도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적인 지지를 보낼 결심을 하게 됐다.

방시혁은 "하이브는 이수만이 추진한 메타버스(가상세계) 구현, 멀티 레이블 체제 확립, 지구 살리기를 위한 비전 캠페인과 같은 전략적 방향성에 전적으로 공감했다"며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만은 현재 팔 골절로 서울 시내 한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일 내 퇴원해 자택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해졌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