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환
| 2022-11-16 14:30:55
대전 골령골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 안치식 열려
올해 추가로 111구 발굴
(대전=연합뉴스) 강수환 기자 = 한국전쟁 당시 학살당한 민간인 희생자들이 매장된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올해 추가로 발굴된 유해 111구에 대한 안치식이 16일 열렸다.
대전 동구와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등은 희생자 유족들이 모인 가운데 이날 골령골에서 희생자를 위한 진혼제와 안치식을 진행했다. 유해는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이동해 임시 안치됐다.
2020년부터 유해 발굴사업을 3년째 추진해오고 있는 동구와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은 지난해까지 1천250구의 유해를 발굴했으며 올해 추가로 111구를 발굴했다.
이로써 1학살지에 묻혀 있는 유해 발굴이 완료됐으며 대부분 남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 책임을 맡은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는 "올해 발굴된 유해 중 20대가 제일 많았고, 15~16세로 추정되는 어린 나이의 유해도 발견됐다"고 발굴 경과를 보고했다.
유해가 대량으로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학살지에 대한 발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연구원은 남은 기간까지 추가로 발굴될 유해가 100여 구 이상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2학살지에서 민간인들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과 신발 등 유품이 1천여 점 가까이 나왔다"면서 "비녀도 발견된 것으로 보아 여성들의 유해도 있지 않을까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희조 동구청장은 추모사에서 "비극의 역사로부터 72년이 지났지만, 전쟁으로 인한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채 후손들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가슴에 품고 견뎌오신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우리들의 아버지, 형제들이 죄 없이 학살돼 72년간 유기됐던 골령골에도 겨울이 오고 있다"면서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아픈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보듬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골령골에는 한국전쟁 발발 초기인 1950년 6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대전교도소에 수감된 민간인들이 군인과 경찰에 의해 집단학살된 뒤 암매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1천800명에서 많게는 7천여 명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 발굴은 한국전쟁 전후 희생된 모든 민간인을 추모하기 위해 2024년 낭월동 일대에 조성될 평화공원(가칭 '진실과 화해의 숲 공원') 착공을 앞두고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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