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현
| 2021-09-29 14:31:09
"창녕 가야인들, 시신 옆에 별도의 동물 순장 공간 마련"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가야사 전문가 포럼 개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2014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한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 묘역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는 시신을 두는 매장주체부 근처에 별도의 매장 공간을 마련한 대형 무덤 2기가 있다.
거의 붙어 있는 듯한 두 무덤은 명칭이 각각 교동 39호분과 63호분이다. 대형 판석으로 조성한 39호분은 봉분 지름이 27.5m이고, 도굴된 적이 없어 많은 유물이 나온 63호분은 지름이 21m이다.
39호분과 63호분은 모두 매장주체부 외에 부장품이나 순장자를 매납하기 위한 또 다른 매장 공간을 3곳씩 만들었는데, 그중 한 곳에서 동물 뼈들이 나왔다.
권주영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원은 29일 두 무덤의 동물 매장 공간에 대해 동물을 순장한 시설인 순장곽(殉葬槨)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삼국시대 동물 희생 의례와는 성격을 달리한다고 주장했다.
권 연구원은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이날 연 '가야사 관련 전문가 학술포럼' 자료집에서 39호분과 63호분의 동물 매장 공간이 모두 매장주체부 북쪽에 있으며, 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라고 설명했다.
63호분 동물 매장 공간에서는 동물 세 마리에 해당하는 뼈가 발견됐다. 모두 매장주체부를 등지고 고개를 북쪽으로 향한 점이 특징으로 분석됐다.
권 연구원은 "동물은 모두 다 성장한 개로,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묻었다"며 "강제로 개를 죽인 뒤에 묻고 폐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39호분 동물 매장 공간에서는 동물 뼈의 잔존 상태가 좋지 않아 정확한 종류와 개체 수는 파악되지 않았다.
권 연구원은 "동물은 식량이나 제사 목적이 아니라 순장을 위해 놓은 듯하다"며 순장 근거로 매장주체부를 만들면서 동시에 동물 매장 공간을 조성한 점, 동물을 해체하지 않고 한 마리 전체를 넣은 점, 안치 과정에 규칙성이 확인되는 점 등을 들었다.
그는 "순장은 사람이 죽은 뒤에도 평상시 생활을 지속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됐으며, 한반도에서는 3세기 말부터 6세기 초까지 순장 풍습이 존재했다"며 "고령 지산동 75호분에 교동 39·63호분과 성격이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시설이 있다"고 했다.
포럼에서는 이 밖에도 교동 39호분과 주변 고분 발굴조사 현황과 과제, 교동 63호분 축조 순서 검토 등을 다룬 발표가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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