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사랑 갈구한 '이방인' 샤갈…전주서 만나는 색채의 향연

6월까지 팔복예술공장서 역대 최대 규모 350여점 전시

김동철

| 2026-03-17 14:21:55

▲ 샤갈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들 [촬영 : 김동철]
▲ 샤갈 특별전 진행 중인 팔복예술공장 [촬영 : 김동철]
▲ 샤갈의 작품 [촬영 : 김동철]
▲ 샤갈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들 [촬영 : 김동철]
▲ 샤갈 작품 감상하는 관람객 [촬영 : 김동철]

[현장] 사랑 갈구한 '이방인' 샤갈…전주서 만나는 색채의 향연

6월까지 팔복예술공장서 역대 최대 규모 350여점 전시

(전주=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예술이란 사랑의 표현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현대미술의 거장, 마르크 샤갈(1887∼1985)이 말한 '예술은 사랑의 표현'이라는 이 문장은 그의 예술관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용으로 자주 소개된다.

고독한 이방인에서 '색채의 천사'로 거듭난 그의 숨결이 '예향의 도시' 전북 전주에 내려앉았다.

전주문화재단은 한불 수교 140주년과 재단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지난 10일부터 오는 6월 21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과 이팝나무홀에서 '마르크 샤갈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열린 샤갈 관련 전시 중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오리지널 판화와 유화, 드로잉 등 총 350여점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7일 팔복예술공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샤갈 특유의 강렬한 색채와 몽환적인 작품들에 매료된 모습이었다.

대전에서 온 김수민(44)씨는 "감성적인 색채와 서정적인 추상이 조합된 작품들을 보니 먼 길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외로운 이방인으로 늘 사랑을 갈구한 샤갈의 인생 스토리를 알고 나니 작품들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러시아 출신의 유대인으로서 평생 고향을 그리워하며 '영원한 이방인'으로 살았던 샤갈은 특유의 밝고 몽환적인 화풍 덕분에 '색채의 천사'라고 불린다.

이번 전시는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에 따라 6개 섹션으로 구성됐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두는 단 하나의 색채는 사랑이다"란 그의 철학을 중심으로, 색채가 감정과 기억의 매개로 작동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샤갈은 방랑자였다. 낯선 땅에서는 전쟁 때문에 자주 떠나야 하는 이방인이었고, 동료 예술가 사이에서도 아웃사이더였다.

그는 전쟁과 망명이라는 시대적 격변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은 예술가다. 중력을 벗어나 하늘을 나는 인물,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연주자, 인간과 동물이 어우러진 장면은 현실의 재현을 넘어선 내면의 기억을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선 오스트리아의 대표적 컬렉터인 한스-페터 하셀슈타이너 이사장이 소장한 '스트라바그 컬렉션'의 주요 샤갈 작품들이 국내 최초로 대거 공개돼 관심을 끈다.

전시 기획·진행을 맡은 전주문화재단 이규원 주임은 "원화 위주로 꾸며진 이번 특별전을 준비하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며 "주말이면 700여명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락기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전주에서 세계적 거장 샤갈의 예술 세계를 마주하는 것은 매우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관람권은 온라인 티켓링크와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성인 1만2천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천원이다. 65세 이상은 50% 할인되며 48개월 미만 영유아는 무료입장할 수 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