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디자인도시' 요코하마 방문…'조화 속 개발' 눈길

'인간적 도시 만들기' 기조로 시민에 시청사 개방…옛 창고 위 고층 빌딩
고급호텔에 무료전망대·일본 첫 도시 로프웨이·부두엔 '건담' 거대모형

김준태

| 2023-06-26 14:00:02

▲ 더타워 요코하마 키타나카 [서울시 기자단 공동취재]
▲ 요코하마 에어캐빈 앞에서 설명을 듣는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 기자단 공동취재]
▲ 가운데가 뚫린 호텔 너머로 보이는 아카렌가 소코(빨간벽돌 창고) [서울시 기자단 공동취재]
▲ 요코하마 야마시타부두에 설치된 움직이는 건담로봇 [서울시 기자단 공동취재]

오세훈, '디자인도시' 요코하마 방문…'조화 속 개발' 눈길

'인간적 도시 만들기' 기조로 시민에 시청사 개방…옛 창고 위 고층 빌딩

고급호텔에 무료전망대·일본 첫 도시 로프웨이·부두엔 '건담' 거대모형

(요코하마=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공무 출장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디자인도시' 요코하마를 찾아 시청 신청사와 주요 명소를 둘러봤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23일 요코하마시 신청사를 비롯해 고급 숙박시설이면서도 무료 개방 전망대가 있는 '더 타워 요코하마 키타나카', 일본의 첫 도시 로프웨이인 '요코하마 에어캐빈', 대표적 애니메이션 '건담' 거대 모형이 세워진 야마시타 부두를 차례로 방문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항구도시이자 국제도시인 요코하마는 1971년부터 도시정비국 기획부 산하에 도시디자인실을 두고 '인간적 매력 있는 도시 만들기'라는 원칙을 세워 52년간 정책을 펼쳤다.

이런 기조에 따라 2020년 6월 문을 연 요코하마 신청사도 저층부인 1∼3층을 시민에게 개방하고 '시민의 공간'과 상업시설로 조성했다.

'아트리움'으로 이름 붙은 이 공간에선 예술·문화, 시민 휴식, 이벤트와 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과 교류가 가능하다. 미나토 미라이선 바샤미치역과 바로 연결돼 접근성도 뛰어나다.

수변공간 활성화를 위한 워터프런트 테라스 공간과 요코하마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중층부인 3∼8층은 시의회가, 고층부인 8∼31층은 시청이 사용하는 집무 공간이다. 중층부는 배를 형상화해 요코하마의 분위기를 살렸고 시청 구역은 흰색을 토대로 꾸며 주위의 거리와 조화를 이뤘다.

오 시장은 신청사에 이어 '더타워 요코하마 키타나카'를 방문했다. 총 58층 규모로, 호텔 로비인 46층에 있는 전망대에서 요코하마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기존 높이에서 상층부를 올려 고급 호텔로 만들기 위해 고층부를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을 조건으로 용적률과 높이 제한을 완화한 게 특징이다.

이 빌딩은 아래 빨간 벽돌 건물에 얹힌 듯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 이는 수출용 비단을 쌓아두던 옛 창고를 그대로 살려 지어졌다는 배경이 있다. 언뜻 부조화로 비치지만 사실은 현대와 과거가 조화를 이루도록 한 요코하마 도시디자인의 '복안'인 셈이다.

더타워 요코하마 키타나카에서 에어캐빈 역까지는 공중 보행로로 이동했다. 차도에 가로막히지 않고 막힘없이 걸을 수 있어 보행자 입장에서 쾌적함이 느껴지는 명소다.

오 시장은 일본 측 관계자에게 서울은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공중보행로를 조성하면 도시가 전체적으로 어두워질 수 있지 않으냐"고 질문했다.

이에 쿠니요시 나오유키 전 요코하마 공공디자이너는 "보행자 안전을 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현재 있는 곳에는 보행교가 많지만, 역사경관지구에는 (비슷한 고민으로) 최대한 데크를 안 만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이어 도시 로프웨이인 에어캐빈에 탑승했다. 중심가부터 외곽 '운하파크'까지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에어캐빈은 2021년 4월부터 운행을 시작해 올해 5월 18일에는 누적 이용자 수가 300만명을 넘었다.

오 시장은 "우리도 남산 정상까지 오르는 곤돌라를 계획 중"이라며 "2025년 말까지는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에어캐빈에서 내리자 가운데가 뻥 뚫린 호텔이 나타났다. '비어있는 공간의 조화'라는 미학을 보여주는 이 건물을 통해 화물 열차가 오가던 옛 철길이 보존되는 것은 물론, 멀리 요코하마의 관광명소인 '아카렌카 소코(빨간벽돌 창고)'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이후 야마시타 부두에 도착하자 일본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로봇의 초대형 모형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외진 곳이기에 우범지대가 될 수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건담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지역에 활기가 돌았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건담 로봇이 움직이는 시간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조형물 옆 전망대나 로봇 앞 아스팔트 등에 모여들어 하나둘 스마트폰을 꺼냈다.

야마시타 부두의 '움직이는 건담'은 한시적으로 설치된 이벤트성 시설로 내년 3월까지 운영된다. 요코하마는 해당 부지의 개발 방안을 마련해 2030년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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