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흔적부터 AI로 재구성한 역사까지…'올해의 작가상 2026'

이해민선·이정우·전현선·홍진훤 작품 소개…10월 최종 수상자 발표

박의래

| 2026-07-23 13:55:58

▲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6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26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ryousanta@yna.co.kr
▲ 이해민선 작 '잔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올해의 작가상 2026'에 전시 된 이해민선 작가의 '잔설'. laecorp@yna.co.kr
▲ 올해의 작가상 2026 이정우 작가 전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26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ryousanta@yna.co.kr
▲ 올해의 작가상 2026, 전현선 작가 전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26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ryousanta@yna.co.kr
▲ 올해의 작가상 2026, 홍진훤 작가 전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26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ryousanta@yna.co.kr
▲ 올해의 작가상 2026 이해민선 작가 전시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23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2026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6.7.23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사라져가는 흔적부터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재구성한 역사, 다층적인 회화 공간, 이미지를 둘러싼 권력 관계까지 현대미술의 다양한 시선을 담은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6'이 2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개막한다. 올해 후원 작가로 선정된 이해민선, 이정우, 전현선, 홍진훤(가나다순)의 작품세계를 조명한다.

전시를 기획한 박덕선 학예연구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질서를 완결한 형태로 보지 않고 미세한 틈과 균열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자신만의 색으로 가시화한 작품들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해민선(49)은 사물과 환경에 축적된 시간의 흔적을 관찰하며 인화지에 소멸과 지속의 경계를 그리는 작가다.

신작 회화 '잔설'은 겨울이 지나고도 남아 있는 눈을 소재로 한다. 작가는 눈을 직접 그리지 않고 인화지의 흰색을 그대로 남긴 채, 그 주변의 먼지와 얼룩, 녹아내린 자국으로 눈을 표현한다.

눈이 녹아 사라지는 듯 공백을 서서히 줄여가며 주변의 흔적을 통해 존재를 드러낸다. 이를 통해 사라짐 이후에도 이어지는 시간과 삶의 조건을 보여준다.

이해민선은 "봄이 왔지만, 응달에서 소멸에 저항하고 형상 유지에 애쓰는 눈의 모습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정우(45)는 생성형 AI와 데이터 기반 기술이 현실과 역사를 구성하는 방식을 비판적으로 탐구한다.

대표작 '씌여진 영화, 씌여질 역사'는 해방 직후 제작된 영화 '자유만세'를 기반으로 한다. 개봉 당시에는 100분짜리 영화였지만 출연진 중 월북자가 있다는 이유로 1970년대 대대적으로 편집돼 현존하는 필름은 51분에 불과하다.

이정우는 남아있는 각본을 기반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사라진 장면을 재구성했지만, AI는 서양 남성의 얼굴을 생성하거나 자체 검열로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내지 않는 등 여러 한계를 드러낸다.

과거의 검열이 오늘날 플랫폼 규정과 콘텐츠 필터링, 데이터 편향의 형태로 되풀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역사와 기술, 자유의 의미를 되묻는다.

전현선(37)은 회화를 하나의 공간 경험으로 확장해 온 작가다.

신작 '토끼도 굴을 두 개 판다'는 2m 크기의 정사각형 캔버스 30점을 연결한 대형 설치 작업이다.

암벽등반장을 연상시키는 화면을 따라 관람객이 각자의 시선과 경로로 이미지를 탐색하도록 유도하며, 관람객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와 해석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회화 앞에는 대형 조각들이 놓였다. 캔버스 속 문양을 입체로 표현한 것으로 그림에서 막 튀어나온 듯하면서도 다시 화면 속으로 들어갈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전현선은 "이미지가 현실로 나오면 어떨까 하는 질문에서 조각을 내놓게 됐다"며 "정면에서 보면 평면이지만 옆에서 보면 입체인 중간자적 존재"라고 소개했다.

홍진훤(46)은 사진과 영상, 웹프로그래밍 등을 활용해 이미지를 둘러싼 권력과 시각 체계를 탐구해 왔다.

'이미지의 최고 형태는 무장투쟁이다'는 약 33분 길이의 영상 작품이다. 홍진훤은 자본주의적 질서가 잠시 중단되는 예외적 시공간이었던 한국의 집회가 무대와 카메라를 위한 연출 속에서 점차 하나의 공연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지적한다.

여기에 문화대혁명 시기 발레 푸티지, 집회 기획자 인터뷰, 재해석된 민중가요와 몸짓 등의 장면을 교차시키며, 사회운동이 이미지로 소비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을 성찰한다.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 주최해 온 국내 대표 현대미술 후원 프로그램이다. 매년 작가 4명(팀)을 선정해 각각 창작후원금 5천만원을 지원하고 신작 제작과 전시, 해외 프로젝트 등을 후원한다.

전시 기간 공개 좌담회와 2차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최종 수상자인 '2026 올해의 작가'를 발표한다. 수상자에게는 추가 후원금 1천만원이 수여된다.

전시는 오는 12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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