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백자·조선의 청자…우리가 잘 몰랐던 '숨은 빛깔'(종합)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미묘지색'·'금상첨화' 전시 함께 선보여
다양한 도자 유물 110여 점 모아…봄기운 담은 자수 병풍·활옷도

김예나

| 2026-03-05 14:00:46

▲ 고려시대에 제작된 백자 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열린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 특별전에 11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백자가 전시돼 있다. 2026.3.5 yes@yna.co.kr
▲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미묘지색'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한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 특별전 모습. 그간 도자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고려 백자, 조선 청자 등 110여 점을 모았다. 2026.3.5 yes@yna.co.kr
▲ '대장최조' 글자가 적힌 고려 백자 매병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한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 특별전에 고려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 철화모란접문 '대장최조'명 매병이 전시돼 있다. 2026.3.5 yes@yna.co.kr
▲ 백자 장명등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한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 특별전에 고려시대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백자 장명등이 전시돼 있다. 2026.3.5 yes@yna.co.kr
▲ 청자와 백자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한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 특별전에서 모란무늬가 돋보이는 청자·백자 합이 나란히 전시돼 있다. 2026.3.5 yes@yna.co.kr
▲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조선 청자'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한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 전시에서 보물 '청자 유개항아리'가 공개돼 있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청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됐다. 2026.3.5 yes@yna.co.kr
▲ 작품 설명하는 최은정 작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섬유 공예를 중심으로 작업해온 최은정 작가가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열린 '금상첨화(錦上添花) - 비단 위에 더해진 봄꽃' 전시에서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3.5 yes@yna.co.kr
▲ 전시실에 들어선 봄기운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5일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개막한 '금상첨화(錦上添花) - 비단 위에 더해진 봄꽃' 전시 모습. 이번 전시는 봄꽃을 수놓은 자수 유물을 중심으로 일상에서 향유한 봄의 의미를 살펴본다. 2026.3.5 yes@yna.co.kr

고려의 백자·조선의 청자…우리가 잘 몰랐던 '숨은 빛깔'(종합)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미묘지색'·'금상첨화' 전시 함께 선보여

다양한 도자 유물 110여 점 모아…봄기운 담은 자수 병풍·활옷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은은하면서도 맑은 색이 돋보이는 고려청자는 당대 예술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산물로 꼽힌다.

1123년 고려를 방문한 송나라 사신 서긍(1091∼1153)은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서 고려청자가 지닌 '비색'(翡色)에 주목했다.

반면, 조선은 '백자의 시대'를 열었다. 조선 왕실은 궁궐에서 쓸 백자를 만들기 위해 가마를 만들었고 하얀 바탕흙으로 다양한 형태를 빚어냈다.

고려의 청자, 조선의 백자가 전부일까. 그동안 한국 도자사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다양한 빛깔에 주목한 전시가 열린다.

성보문화재단이 5일부터 서울 강남구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선보이는 특별전 '미묘지색(微妙之色)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를 통해서다.

전시는 고려와 조선을 대표하는 도자 너머의 아름다움에 주목한다. 보물 '청자 유개항아리'를 포함해 호림박물관이 소장한 도자 유물 110여 점을 한데 모았다.

유진현 학예연구부장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도자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꼭 하고 싶었던 주제"라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빛깔의 의미와 상징에 주목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전시는 11세기 무렵 만들어진 고려 백자를 비추며 시작된다.

고려의 청자와 백자는 형태나 모양, 장식 문양, 제작 기법 등은 거의 같다.

다른 부분은 태토(胎土·질그릇이나 도자기의 밑감이 되는 흙) 즉, 바탕흙인데 고려시대 초기부터 청자 가마에서는 백자를 조금씩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경기 용인, 여주 등에서 백자를 제작하기도 했으나 청자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전시에서는 고려 초기의 백자부터 연꽃 형태를 담은 백자 연화문(蓮花文) 접시, 덩굴무늬가 돋보이는 당초문(唐草文) 백자 주전자(주자)와 받침 등을 소개한다.

유 부장은 고려 백자는 순백보다 미색(米色) 또는 상아색에 가깝다며 "질이 떨어지는 백자는 잡물이 섞여 탁한 회백색을 띠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백자 병은 주목할 만하다.

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병은 높이가 약 28㎝로, 몸체에는 '대장최조'(大匠崔造), 즉 최씨 성을 가진 대장이 만들었다는 뜻의 글자가 적혀 있다.

박물관 측은 "제작자를 직접 밝힌 드문 사례"라며 "고려의 도자 제작 체계와 당시 장인의 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도자에 깃든 푸른 빛도 시선을 끈다.

유 부장은 "고려 말 상감청자를 계승한 분청사기와 달리, (조선) 청자는 밝은 태토 위에 청자 유약을 입힌 그릇으로 백태청자 또는 백태청유자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15∼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발, 꽃과 덩굴무늬가 어우러진 자라병(납작하고 둥근 몸통에 짧은 목이 달린 병) 등이 전시장을 가득 채운다.

왕세자가 머무는 동궁(東宮)에서 청자가 사용됐다는 기록도 전한다.

박물관은 "세자는 새벽과 동쪽, 청색을 상징하는 존재로 여겨졌다"며 "조선 청자는 왕조의 정치적 상징과 사상이 구현된 유물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청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보물로 지정된 '청자 유개항아리'를 비롯해 다양한 접시, 그릇, 연적, 벼루 등이 전시된다.

비슷한 형태의 청자와 백자 유물을 함께 배치한 부분은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박물관이 소장한 다양한 도자 유물 가운데 비슷한 유형을 모았다고 한다.

박물관은 "고려와 조선을 대표하는 도자 이면에 존재했던 또 다른 빛깔의 의미를 탐색하고, 한국 도자사의 지형을 새롭게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만물이 깨어난다는 절기, 경칩(驚蟄)을 맞아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금상첨화(錦上添花) - 비단 위에 더해진 봄꽃' 전시도 함께 준비했다.

붉은 비단을 화려하게 꾸민 혼례복 활옷, 봄꽃을 표현한 자수 병풍 등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유물 너머로 매화, 모란 등을 주제로 작업한 최은정 작가의 섬유 공예 작품이 함께 어우러져 볼거리를 더한다.

박물관은 두 전시를 소개하는 문화 강좌를 열 예정이다. 4월 28일에는 '고려 백자와 조선 청자'를, 5월 26일에는 '자수로 수 놓인 봄꽃'을 주제로 한 강의를 만날 수 있다.

전시는 7월 31일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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