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면에 펼쳐진 금수강산…필리핀서 만나는 K-문화

국립중앙박물관, 주필리핀한국문화원서 '상상의 풍경…' 전시

김예나

| 2024-01-18 10:27:46

▲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강산무진도' 영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의궤를 토대로 한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영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신의 기둥, 총석정' 실감 영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모란 꽃이 피오니' 실감 영상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필리핀한국문화원 전경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디지털 화면에 펼쳐진 금수강산…필리핀서 만나는 K-문화

국립중앙박물관, 주필리핀한국문화원서 '상상의 풍경…' 전시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선의 궁중 화원 이인문(1745∼1824 이후)이 남긴 걸작 '강산무진도'(江山無盡圖)가 필리핀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마닐라의 주필리핀 한국문화원에서 19일부터 '상상의 풍경, 디지털로 만나는 한국 미술' 전시를 선보인다고 18일 밝혔다.

우리 문화유산을 주제로 만든 영상을 디지털 화면으로 풀어낸 전시다. '강산에 펼친 풍요로운 세상, 강산무진도',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등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춘천박물관이 제작한 영상 4편을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상해 표현한 '강산무진도'는 8.5m가 넘는 기다란 두루마리에 그린 그림이어서 평소 전체를 감상하는 게 쉽지 않다. 이번 전시에선 붉게 물든 가을 산천과 변화무쌍한 기암절벽, 배를 띄우고 수레와 나귀로 물건을 옮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화려한 빛과 소리, 색채로 구현돼 생생하게 펼쳐진다.

조선 주요 왕실 의례를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의궤'를 다룬 영상은 정조(재위 1776∼1800)가 1795년 화성으로 행차하던 날 등을 배경으로 한다.

국왕을 둘러싼 성대한 행렬,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잔치, 일사불란한 군사 훈련 등 200여 년 전 화려한 왕실 의례와 축제가 파노라마 영상으로 되살아난다. 대한제국 2대 황제인 순종(재위 1907∼1910)이 창덕궁 희정당에 두기 위해 그리도록 한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를 다룬 영상에서는 해안을 따라 늘어선 바위기둥이 장관을 이룬다. 꽃 중의 왕이라 불린 모란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주요 박물관·미술관의 한국실과 한국문화를 지원하는 사업의 하나다.

윤성용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유물 중심의 전시에서 벗어나 디지털 콘텐츠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시가 한국 문화를 다채롭게 소개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화 주필리핀한국대사는 "한국과 필리핀의 수교 75주년을 기념하는 첫 행사"라며 "두 나라가 문화적으로 교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9일까지 문화원 5층 다목적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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