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의래
| 2026-09-16 13:45:11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민중의 삶을 칼끝으로 새긴 오윤(1946∼1986)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그의 판화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이 오는 23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새김에서 각인으로: 1946∼1986, 오윤의 궤적'은 오윤이 남긴 판화 전작 187종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오윤이 판화라는 매체를 선택한 것은 여러 장을 찍어낼 수 있어서였다. 그는 생전에 "더 많이 찍고 더 많이 나누려고" 판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미술을 일부의 소장품에 머물게 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과 만나게 하려는 생각이었다.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 '칼노래'를 비롯해 '무호도', '춘무인 추무의', '노동의 새벽' 등 오윤이 생전에 찍은 판화와 유족이 원판으로 찍은 사후 판화를 함께 선보인다.
오윤 판화에는 칼을 쥔 채 뛰어오르는 사람, 춤추는 호랑이, 북을 치는 사람, 소리꾼 등 움직임이 두드러진 형상이 자주 등장한다. 굵고 거친 선으로 새긴 인물들의 몸짓은 당대 현실을 드러내는 동시에 삶의 에너지와 민중의 공동체적 감각을 보여준다.
작가가 판화에 새긴 춤사위와 리듬은 그의 외가가 부산 동래 학춤을 이어온 집안이었다는 배경, 1984년 전남 진도에서 접한 씻김굿과 판소리, 북춤의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
전시를 기념해 다음 달 2일에는 동덕아트갤러리 앞 북인사마당에서 마당극 '강쟁이 다리쟁이' 공연도 열린다. 1984년 오윤이 미술과 탈 제작을 맡았던 작품으로, 이번 공연에 쓰이는 탈도 그가 제작한 것이다.
전시는 10월 12일까지 열며 유료다. 다만 마당극은 별도 관람권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다.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