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고려청자·조선백자에 대한 오마주

국권과 문명·음식과 치유

박상현

| 2022-02-17 13:34:30




[신간] 고려청자·조선백자에 대한 오마주

국권과 문명·음식과 치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고려청자·조선백자에 대한 오마주 = 이토 이쿠타로 지음. 정은진 옮김.

25년간 일본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장으로 활동한 도자 연구자 이토 이쿠타로(伊藤郁太郞)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도자기에 관해 쓴 글을 엮었다.

동양도자미술관은 도자기 약 1천 점으로 구성된 이른바 '아타카 컬렉션'을 보관하고 전시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 컬렉션 중 793건이 한국 도자기다.

저자는 고려청자에 대해 "한반도가 만들어낸 공예품 중에서 가장 뛰어난 미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한다. 또 조선백자는 한국이 만들어낸 도자기 중에서 민족성을 가장 현저하게 나타낸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려청자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때 자주 사용되는 용어인 '비색'(翡色)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특정 색이 없다"며 애매한 말이라고 지적한다. '비'(翡)는 물총새, 비취옥을 뜻한다.

'달항아리'로도 불리는 백자대호는 '변환이 자유로운 기적 덩어리와 같은 조형물'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궁궐 안뜰에서 행해지는 제사 의식에 위엄과 양적 존재감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앞부분에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쓴 '한국 도자 연구와 이해의 새로운 지평' 추천사가 실렸다.

컬처북스. 588쪽. 3만원.

▲ 국권과 문명 = 김도형 지음.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도형 전 연세대 교수가 구한말 근대화를 추진한 세력들이 통합되고 분화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저자는 당시 개혁운동과 계몽운동을 추진한 사람들이 '국권 회복'과 '문명화'라는 공통된 목표를 지향했지만, 가치관은 달랐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개혁운동 주체는 유교를 근간으로 서양 기술 문명만 배우자는 '양무론', 서양 문명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자고 주장한 '문명개화론', 서양 문명 장단점을 분석해 절충적으로 수용하자는 '변법론'으로 나뉜다.

이러한 세력이 결합해 일어난 계몽운동은 위로부터의 부르주아 개혁운동이며, 국권 상실 이후에는 '국민' 개념이 부상하면서 근대 민족주의 형성의 실마리가 됐다는 것이 저자 판단이다.

그는 "계몽운동은 1910년대를 지나면서 '민족', '독립'이라는 차원으로 발전했다"며 대한제국의 국권 회복이 아니라 국민이 주권을 가진 정치체제 확립이 국권회복운동의 목표가 됐다고 짚는다.

지식산업사. 532쪽. 3만원.

▲ 음식과 치유 = 폴 피치포드 지음. 이희건 옮김.

건강에 좋은 음식 정보를 정리한 두툼한 교양서. 미국 영양학자가 썼다. 원서는 1993년에 출간됐고, 개정판이 두 차례 나왔다.

저자는 현대 영양학과 아시아 전통의학을 종합해 저술했다. 음양, 오행, 기(氣), 단식, 식이요법, 식물성 식품 조리법 등을 설명했다.

책이 권하는 식단은 곡물과 채식 위주 식사다. 특히 현미, 통밀, 껍질이 있는 사과처럼 가공하지 않은 식물이 몸에 좋다고 강조한다.

그는 "균형 잡힌 식단은 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 균형의 기초로 삼기에 좋은 음식은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데아. 1천240쪽. 9만6천원.

(끝)

[ⓒ K-VIB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