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경 "아시아서 시작해 세계로…오랜 길 걸어 목표 이뤘다"

15년 만에 부산영화제 찾아…"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지금도 꿈 같아"
"한국 사람을 정말 좋아해…이창동·박찬욱·봉준호와 작업 기다려"

정래원

| 2026-10-07 12:58:42

▲ 질문 들으며 미소짓는 양쯔충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기자회견에서 배우 양쯔충(양자경)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0.7 scape@yna.co.kr
▲ 질문에 답하는 양쯔충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이틀째인 6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기자회견에서 배우 양쯔충(양자경)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7 scape@yna.co.kr
▲ 부산국제영화제 참석한 양자경 (부산=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배우 양자경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6 jin90@yna.co.kr

(부산=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저도 오랫동안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는 모두 아시아에서 시작해 세계로 나가 우리의 영화와 문화를 나누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고, 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배우 양쯔충(양자경)은 7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마치 오랜 시간 함께 영화의 길을 걸어 온 동료처럼 표현했다.

'더 레이디'(2011) 이후 15년 만에 부산영화제를 찾은 양쯔충은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출신인 양쯔충은 홍콩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해 '예스마담: 황가사저'(1985), '와호장룡'(2000) 등을 거쳐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2023년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처음 할리우드에 진출했을 때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양쯔충은 "할리우드에 처음 갔을 때 가장 큰 충격은 제가 '마이너리티'(소수자)라는 사실이었다"며 "전 세계에 이렇게 많은 아시아인이 있는데도 사람들은 아시아에서 온 저를 소수자로 바라봤다"고 돌아봤다.

그는 "주어지는 역할도 많지 않았고 대부분 고정관념에 갇힌 역할이었다"며 "'007 네버 다이'와 '와호장룡' 등을 거치면서 그런 이미지만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조금씩 역할의 폭을 넓혀갔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에 대해서는 "지금도 꿈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그 상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영감을 주고, 더 나아갈 힘을 줬다"고 말했다.

수십 년간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면서도 지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동력으로는 영화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꼽았다.

양쯔충은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제 일에 사랑과 열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제게 연기는 인생 자체이고, 영화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라고도 표현했다.

양쯔충은 이번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에서 주연과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바이쉐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사기 피해로 집을 잃고 양로원에서 지내게 된 자오(양쯔충)가 한때 매직 큐브 세계 챔피언이었던 청년을 만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양쯔충은 "큐브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는데 삶도 마찬가지"라며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기회는 찾아올 수 있고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가족의 사랑과 지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내 삶은 내 손에 있다는 메시지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인들과의 협업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이창동 감독님과의 작업을 매우 기다리고 있다"며 이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언급한 뒤 "박찬욱 감독, 봉준호 감독과도 작업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검우강호'에서 정우성과 작업한 적이 있고 다른 한국 배우들과도 함께해왔다"며 "K팝과 한국 드라마, 한국 음식도 좋아하지만,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을 정말 좋아한다"고 미소 지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양쯔충의 영화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모든 시간 모든 곳의 양자경'을 마련했다.

양쯔충이 직접 선정한 '검우강호'(2010),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 숀 베이커 감독의 단편 '산디와라'(2026)와 신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 등 네 편을 상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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