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
| 2026-08-11 12:17:39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저희의 무대 위 호흡은 일상에서의 서로에 대한 교감이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생각해요. 함께 연습할 때면 대부분의 음악이 마치 한 사람이 연주하는 것처럼 들린다는 사실에 저 자신도 늘 놀랍니다." (올리비에 라트리)
오르가니스트 부부인 올리비에 라트리와 이신영이 8년 만에 국내에 듀오 무대로 돌아온다. 오는 10월 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2026 오르간 시리즈 II '포 핸즈' 무대를 통해서다.
스승과 제자에서 부부이자 예술적 동반자로 함께해 온 두 사람은 1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오랜만에 국내 관객 앞에 서는 설렘과 이번 연주 주제인 '춤'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무대에서는 프랑스 바로크 작곡가 라모의 '야만인의 춤' 듀오 연주를 시작으로 바흐의 '샤콘느'(라트리 솔로), 라벨의 '일출', 이신영이 직접 편곡한 보로딘의 '폴로베츠인의 춤'(이신영 솔로)이 이어진다.
하이라이트는 작곡가가 네 손을 위해 직접 편곡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듀오 연주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전속 오르가니스트로 40여년간 자리를 지켜온 거장인 라트리는 "수 세기 동안 춤은 작곡가들에게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었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오르간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라벨과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서 드러나는 오케스트라적 면모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신영 역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중심 작품인 '봄의 제전'과 함께 오르간이라는 악기 위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했다"며 "각 나라와 시대가 품고 있는 춤의 언어가 오르간의 다채로운 음색을 통해 어떻게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지 함께 즐겨 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오르간을 두 연주자가 함께 사용하는 '오르간 포 핸즈'는 건반과 페달, 신체 동선까지 정교하게 조율해야 하는 고난도 연주 방식이다.
라트리는 "'봄의 제전' 같은 작품은 오르간 콘솔 위에서 안무가 펼쳐지는 것과 다름없다"며 "동작 하나하나를 몸에 익히고 서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신영은 "건반 폭이 좁다 보니 신체적 충돌을 완전히 피하긴 어렵다"면서도 "자라온 환경과 배움의 과정은 달랐지만, 음악 앞에서 가장 투명하고 정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공유하기에 자연스럽게 하나의 호흡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르간 포핸즈는 하나의 악기를 둘이 함께 지휘하고 설계하며 호흡하게 하는 음악적 협업"이라고 덧붙였다.
이신영은 정통 클래식 오르간 레퍼토리가 지닌 본질적인 가치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오르간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폭넓은 음향 스펙트럼과 깊은 호흡을 품은 악기"라며 "순간적인 자극에 치중하기보다 정통 레퍼토리의 진정성을 통해 관객의 영혼을 위로하는 본연의 가치가 계속 지켜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8년 만에 한국에서 부부 듀오 무대를 갖는 것에 대해서도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라트리는 "지난 8년 동안 다른 나라에서는 저희가 함께 꾸준히 연주해 왔다"며 "하지만 신영의 고국인 한국에서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은 분명 더욱 특별하다"고 전했다.
이신영은 "유학 시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를 때마다 제 나라가 두 팔을 벌려 저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번 귀국도 그때와 같은 설렘으로 기다리고 있다"며 "더욱이 남편과 함께 한 무대에 서서 연주할 수 있게 돼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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