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6-07-17 12:00:00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년을 맞았으나, 여전히 보존·관리 문제가 과제로 지적된다.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해 여름 한 달 넘게 물에 잠겼고,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역시 풍화 작용으로 인한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펴낸 '2025년 중점 관리대상 문화유산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해 점검 조사에서 '주의 관찰'에 해당하는 C-1 등급을 받았다.
연구원은 암각화가 새겨진 암반면 11곳에 변위계(물체의 표면이나 위치가 기준점으로부터 이동한 거리를 측정하는 기기)를 설치해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중심 암면이 침수된 날은 총 37일로 확인됐다.
대곡천을 따라 약 4.5㎞ 떨어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은 수위 조절용 수문이 없는 자연 월류형 댐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상류의 암각화까지 물에 잠기게 된다.
댐 수위가 53m가 되면 암각화가 부분적으로 침수되고 57m에 이르면 완전히 잠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곡리 암각화는 지난해 세계유산에 등재(2025년 7월 12일)된 지 일주일만인 7월 19일부터 8월 24일까지 물속에 잠기는 피해를 봤다.
최근 5년간 상황을 보면 2021년에는 18일간 중심 암면이 침수됐고,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3일과 68일간 물 아래로 사라졌다.
2024년에는 다행히 침수되지 않았다.
이에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댐 수위를 낮추기 위해 2030년까지 사연댐에 너비 15m, 높이 7.3m 크기의 수문 3개와 취수탑을 신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연구원은 상시 계측 조사 결과와 관련해 "온도 변화에 기인하는 변위가 발생하나, 변화 폭이 크지 않고 1년 주기로 회복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암반 침수, 계절 기후 변화 등 풍화 진행에 유리한 환경"이라며 "암반면을 중심으로 암석 풍화의 진행성 여부를 지속해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역시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높이 약 2.7m, 너비 10m 바위 면을 따라 기하학적 도형과 그림, 문자가 새겨져 있는 암각화는 위쪽이 25도 정도 앞으로 기울어져 있는 형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바위 그늘'이 비바람으로부터 암각화를 보호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에서 균열이나 박락이 확인되고 있다.
연구원은 "점검 결과, 암각 하부를 중심으로 생물에 의한 손상이 증가하고 있으며, 암반 주변부에서 고습한 환경이 형성되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또 "석재 표면의 풍화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초음파 속도 측정 조사 결과, 이전 9년 치 (조사) 평균값과 비교해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암각 층이 서로 교차하는 부분에서 발달한 박리 부분, 페인트 낙서 등 풍화 작용과 오염 손상에 관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두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 1년을 맞아 이날 오후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그간의 보존·관리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수자원공사, 울산시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 세계 각국의 세계유산 현장에서 일하는 관리자와 국내외 전문가 80여 명도 참석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세계유산 보존을 위한 부처 간 협력 모델을 국제사회 앞에서 선도적으로 제시해 국가적 위상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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