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나
| 2023-09-28 12:00:00
"'기간 한정' 놓치면 후회해요"…추석 연휴에 챙겨 볼 전시는
'브라운 각서'·'금빛 사자 치마' 등 주목…연휴 맞이 무료 전시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6일간 이어지는 긴 추석 연휴를 알차게 보내고 싶다면 이 기간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품을 찾아보면 어떨까.
28일 문화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동행'에서는 베트남전과 관련된 중요 외교 자료인 '브라운 각서' 실물을 볼 수 있다.
문서의 정식 명칭은 '한국군 월남 증파에 따른 미국에 대한 협조에 관한 주한미국대사 공한(公翰·공적인 편지를 뜻함)'이다.
1966년 3월 당시 윈스럽 브라운 주한미국대사가 우리 정부에 전달한 문서로, 미국 측이 베트남전 추가 파병 조건으로 제시한 군사 및 경제원조 분야 16개 항을 담고 있다.
그간 각서 내용이나 사진은 알려져 있었으나, 실물을 공개하는 건 이번 전시가 처음이다.
총 5장의 자료에는 'Ⅱ급 비밀'(시크릿·secret)이라고 표시된 붉은 글자 위로 엑스(X) 자 형태의 선을 그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눈길을 끈다.
브라운 각서 원본은 전시 개막일인 22일로부터 약 3주간 공개한 뒤 복제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번 연휴에는 추석 당일(29일)을 제외하면 박물관이 모두 문을 여는 만큼 원본을 볼 수 있다.
개방형 수장고 시설인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는 위풍당당한 금빛 사자가 관람객을 기다린다.
박물관은 최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남양주 16세기 여성 묘 출토복식' 가운데 '직금사자흉배(織金獅子胸背) 운문단(雲紋緞) 접음단 치마'를 10월 15일까지 약 3주간 공개한다.
치마에는 구름 문양을 배경으로 금빛 실로 완성한 사자 흉배(胸背)가 담겨 있다.
흉배는 조선시대 문·무관의 관복에 짐승 무늬를 직조하거나 수놓아 만든 품계를 표시하던 사각형 장식으로, 그간 초상화나 문헌에서 보던 사자 흉배의 실물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파주관은 추석 당일에만 휴관하며 10월 2일과 3일에도 문을 열고 유물을 공개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무료로 열리는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 5월 선보인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는 이날부터 10월 9일까지(추석 당일 휴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국보 '토우 장식 장경호'(長頸壺·긴목항아리)를 비롯한 330여 점의 유물을 통해 지금으로부터 1천600년 전 사람들이 바라본 삶과 죽음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양한 토우 중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건 높이 3.2㎝의 '죽음의 순간을 지키는 사람'이다.
얼굴에 천을 덮은 사람을 내려보는 듯한 이 토우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성모 마리아가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피에타'를 연상시켜 박물관에서는 '신라의 피에타'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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